우상숭배 문제는 하나님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를 최고의 목적으로 하는 기독교의 핵심 이슈이다. 기독교 문화권이었던 19세기 중반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 『제인 에어』에는 여주인공 제인과 중심인물인 로체스터, 존 리버스 등 주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상숭배의 다양한 양상이 형상화되어 있다. 우상숭배의 주제는 우선 여주인공 제인의 로체스터에 대한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의 우상숭배적 본질에 대한 인식과 그 포기의 고통, 극복에 대한 사실적인 형상화에서 두드러진다. 로체스터의 경우에는 제인에 대한 그의 영적 의존성의 문제와 극단적 자기중심주의라는 측면에서 인간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된 또 다른 인간 숭배의 양상이 드러난다. 존 리버스 목사의 사례를 통해서는 목회 사역이나 율법주의, 캘비니즘 등의 신학 체계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보다 앞서게 된 기독교인의 삶의 문제점과, 제인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듯이 목회자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에 개입하는 영적 권위의 남용이라는 문제가 탐구된다. 본 연구의 결과, 소설 『제인 에어』는 하나님과 한 영혼의 신성한 관계에 어떤 우상적 존재의 개입도 용납하지 않고 어떤 영적 권위자도 하나님의 대행자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인격적 관계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프로테스탄티즘의 기본 진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기독교 작품이라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