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 관음보살상 중에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하는 좌법으로 알려진 윤왕좌(輪 王坐, Maharaja-lila 또는 Rājalilāsana)를 취하고 있는 조각이 다수 확인된다. 기존의 불교조각사에서 제작된 바 없는 작례로서 활발한 대외교섭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 시대 관음신앙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도 상을 살펴보면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에 상주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는데, 중국 송대 제작된 수월관음보살의 모습에서 그 원류를 확인할 수 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양식적 특징은 여말선초 불교조각의 양식사적 흐름위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 통일신라 양식을 기반으로 외래양식을 적절히 수용한 전통양식과 원․명대의 독특한 티베트계 양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제작경향을 살펴보면 소형의 호지불상(護持 佛象)이나 경상(鏡像)과 같은 휴대용 불교용구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어 독특하다. 이들은 제난구제(諸難救濟)나 안산(安産) 등 현세이익적인 원(願)이나 정토로 향하고 싶은 내세에 관 한 염원을 담을 수 있는 대상으로서 이를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