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미국 미술가 이사무 노구치의 예술은 조각은 물론, 가구와 도자, 조명기구, 정원과 무대 디자인을 넘나들며 아시아의 전통과 서구의 미학을 통합하여 미술사에 족적을 남겼다. 한편, 노구치는 일본의 전통과 서구의 모더니즘을 결합하여 유명해진 작가라는 틀 속에서 늘 규범적인 미술사에서 주변부를 차지해왔다. 이는 노구치 자신의 가계혈통 같은 태생적인 이유나, 작가 자신이 선 불교 전통이나 고대 일본의 하니와 토우에서 영감을 얻고 참조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본 논문은 이런 기존의 해석에 반하여 노구치와 스승인 콘스탄틴 브랑쿠시와의 관계를 조명함으로써 태생적으로 보이는 노구치의 타자성 형성에 미친 브랑쿠시의 영향을 추적하고, 노구치의 예술 형성과정에 작용하는 다층적인 타자성의 작용을 드러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