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목판 인쇄술은 부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처음에는 글자 위 주였으나, 글자 속에 삽화로 판화가 결합되면서 강력한 포교의 수단으로 등장하였다. 책속의 삽화를 한 장의 판화에 모아 불화 형태로 제작되어 보급되기도 하였으며, 삽화 형태를 벗어 나 한 장의 만다라 형태로 극락의 세계를 표현하여, 불자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옥 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악을 멀리하여 선을 행하여, 고해의 바다인 사바세계를 벗어나 극락 세계에 태어나길 염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하였다. 한국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베트남 등의 ‘정토’ 관련 소장품은 목판(木板)과 전적(典籍)과 불화 판화(佛畵版畵), 민속판화 등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각 나라에서는 책속의 삽화와 불화, 명 절이나 조상을 천도하는 제사 등에 사용된 지전(紙錢)이나 부적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되어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정토의 모습을 책 속의 삽화 형태로 발전시킨 정토삼부경인 아미타경(阿彌陀經)이나,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무량수경(無量壽經) 등 이 한국, 일본 등에서 복각復刻되어 발간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정토삼부경이 만다라 형식의 불화 판화로 독자적인 형태로도 발전되었음도 알 수 있다. 정토 불교가 발전되었던 일본에서 는 그림으로 교리를 설명하는 에토키(etoki)로 다양한 정토 불화 판화가 보급되어 예배와 교 화의 도구로서 사용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조상을 천도하는 의식에 사용된 지전이나 부적의 형태로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음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불교 포교의 새로운 수단으로 고판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인들의 생사관(生 死觀)을 고판화를 통해 더욱 쉽게 이해 할 수 있어 동양 문화를 더욱 심층적으로 연구 발전 시키는 데 동아시아 각국의 고판화의 수집과 활용이 주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할 필 요가 있다. 더 나아가서는 불교 회화의 연구를 위해 동아시아의 손으로 그린 불화와 판화로 찍은 불화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불교회회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