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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본 논문의 출발은 남북전쟁 기간 휘트먼의 병원 체험이 시인 자신은 물론 분열된 미국을 치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조명하는데 있다. “남과 북은 가장 중요한 하나의 거대한 병원이었다”(North and South was one vast central hospital)라는 휘트먼의 언급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전쟁의 진실을 가장 잘 드러내는 병원 풍경은 시인의 상상력의 정수로 자리 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휘트먼의 병원 체험은 그의 삶을 통해 “가장 중요한 교훈”이 되었다. 여러 병원에서 자원 간호사로 활동했던 그의 경험은 『북소리』(Drum-Taps), 『전쟁 기간의 비망록』(Memoranda During the War) 등에 수록된 많은 시와 산문을 통해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을 통해 휘트먼은 여성적이며 동시에 모성적인 속성과 긴밀히 연관된 시인-간호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상처를 치료하는 자」(“The Wound-Dresser”)라는 시는 그 대표적 예이다. 시인은 부상병들을 치유하는 “어루만지는 자석 같은 손길”(magnetic touch of hands)을 지닌 중년의 여성 간호사야말로 군병원에 가장 잘 부합된다는 사실을 그 만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역설한다. 고통으로 신음하는 부상병들로 가득한 병원의 풍경은 휘트먼에게 일평생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휘트먼은 “단순한 병원 스케치를 뛰어 넘는 어떤 것”을 담아낸 작품을 씀으로써 우리에게 전쟁의 진실을 왜곡 없이 전하고자 했다. 이는 “간호는 내게 종교였다”라는 그의 언급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중요한 점은 고통스러운 병원 체험을 집약하고 있는 ‘경련’(convulsiveness)이란 단어는 그의 심리적 상처, 곧 트라우마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경련’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야 말로 반복되는 고통의 기억과 꿈으로부터 개인적이고 동시에 집단적인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언어적 이야기의 부재”를 특징으로 하는 외상 기억과 외상성 꿈은 대개 “생생한 감각과 이미지”의 형상으로 재현된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휘트먼의 「오래 전의 전쟁—꿈」(“Old War-Dreams”), 「포병의 환상」(“The Artilleryman’s Vision”), 『표본이 되는 날들』(Specimen Days)의 여러 전쟁 섹션 등의 시와 산문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렇듯 ‘경련’에 대한 글쓰기는 궁극적으로 시인에게 내재한 종교적 의미를 일깨움으로써 “진정한 앙상블과 미국의 규모에 대한 그의 가장 열렬한 시각”을 낳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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