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주체”라는 궁색한 용어는 서방세계에 침투한 내부자인 스피박에 의해서 독점적으로 탈식민주의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도처 지배세력 하에 처한 모든 존재들이 사실 “하위주체”들이며,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크리스테바가 애호하는 전-언어적인 “코라”와 “비천화”라는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 죽음과 에로티즘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서구사회의 구습에 도전하는 바타이유의 인식이 연 결된다. 이러한 반역적인 증상들을 예이츠 시작품에 적용해본 결과, “물속에서 자신을 감상하는 늙은이”에서 노인이 “비천체”가 아니라 “무위”(wu-wei)의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으며, “마스크”에서 비록 그것이 “코라”와 양립할 수 없는 비본질적인 자아의 양상이긴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인간현실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할 수 있 다. 또 “상실된 것”에서 보이는 호불호(好不好)의 결과들이 인위적인 구분임을 인식할 수 있으며, “학생들 속에서”는 바타이유의 견지에서 공생을 위한 상호투쟁의 결과로서 성행위를 통한 존재의 연장을 인식할 수 있고, “세 가지 동작”에서는 실재적, 상상적, 상징적인 차원으로 이어져 삶에서 죽음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반복되는 삶의 악순환을 인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삶은 그토록 고귀한 것이 아니라 삶의 실재에서 벗어난 거죽의 행로를 반복하는 비본질적인 쓰레기의 것으로 인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