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出)애굽이 있으면 입(入)애굽도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 본격적으로 정주하게 만든 애굽의 총리 요셉이 입애굽의 주역이 다. 출애굽의 주역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모세다. 입애굽과 출애굽을 이끈 요셉과 모세는 애굽기의 시종(始終) 주역들이다. 그들이 이스라엘 의 애굽기를 열고 닫았다. 아서 글라서(Arthur F. Glasser)는 요셉과 모세를 한 묶음으로 여긴다. 이 연구의 핵심과제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 에 의해 애굽기의 시종 주역들로 쓰임 받은 요셉과 모세에게서 타문화권 선교사의 본보기가 될 요소들을 밝히는 것이다. 주된 연구방법은 귀납 적 성경연구다.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A. Snyder)는 그의 교회 갱신을 위한 열 가지 명제 중 여덟 번째로 성경적 리더십을 꼽으며, “리더십을 위한 세상적인 자격 요건들은 성경적인 자격 요건으로 대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 연구에서 팔로워와 리더의 직무를 동시에 수행해야하는 타문화권 선교사에게 요구되는 ‘성경적인 자격 요건’을 입애굽과 출애굽을 이끈 요셉과 모세라는 불세출의 성경적 지도자들에게서 찾아본다.
야곱의 축복 중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창 49:22)라는 구절은 요셉의 일생과 그의 됨됨이를 잘 보여준다. 요셉은 애굽 곳곳에서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말미암아 범사에 형통한 샘 곁의 무성한 가지가 된다. 십칠 세에 애굽으 로 팔려간 요셉은 십육 세에 로마령 영국 서부 해안가 자기 집에서 아일랜드 침입자에게 붙잡혀 아일랜드 영주의 노예로 팔렸던 성 패트릭 (St. Patrick)을 떠올리게 한다. 패드릭은 포로 생활을 한 아일랜드에 타문화권 선교사로 다시 가서 고사 위기에 놓인 그리스도교 교회를 살려냈다. 또한 요셉은 타문화권 선교사가 하나님의 섭리를 참으로 믿고 의지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억울함이라는 감정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할 수 있게 됨을 보여준다. 요셉은 백십 세를 일기로 죽을 때까지 형제들을 갑을관계로 대하지 않았다.
애굽 왕의 사형수로 태어나 애굽 왕족의 영화를 누리다가, 다시 바로의 사형수가 되어 유리하다가,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던 호렙에서 만난 하나님(출 3:2)에 의해 한 민족을 살리는 지도자로 쓰인, 드라마틱한 모세의 삶과 사역은 타문화권 선교사의 본보기로서 훌륭하다. 모세는 타문화권 선교사가 표본으로 정하여 성숙할 때까지 모델로 삼을 만하다. 모세는 온유한 지도자였다. 성경은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 12장 3)고 간결하 게 진술한다. 온유한 지도자는 인물을 키운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온유함에서 우러난 진정한 겸손을 인정하고 그에게 동역할 사람들을 붙이셨다. 건물을 짓는 선교보다 인물을 키우는 선교가 훨씬 더 중요하 다. 당장은 건물이 눈에 띄지만 세월에 부식하지 않는 인물이 오래 간다. 큰 나무는 나무를 기르지 못하지만 큰 사람은 인물을 키울 수 있다. 인물은 대개 큰 지도자 밑에서 자란다. 그 안에 하나님의 영이 머무는 지혜가 충만한 후계자와 동역하다가 그에게 자신의 존귀를 돌릴 수 있는 타문화권 선교사, 복되고도 복되지 아니한가?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A. Snyder)는 신학교 시절에 배운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경이 실제로가르치고 있는 것을 찾기 위해, 그것이 우리의 가정을 단단하게 하기도하고 부수기도 하는” 귀납적 성경연구를 오랫동안 계속해서 추구해왔다고 한다. 이 글은 필자가 나름대로 변혁적 효과를 탐구하며 그 동안 꾸준히 해온 귀납적 성경연구라는 여행의 발견물의 일부이다. 타문화권선교는 무엇보다도 어떤 마음과 태도로 선교하느냐, 즉 선교 자세가 꾸준히 해온 귀납적 성경연구라는 여행의 발견물의 일부이다. 타문화권선교는 무엇보다도 어떤 마음과 태도로 선교하느냐, 즉 선교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필자의 그동안의 지론의 연장선상에 놓인 글이다.
창세기 12장부터 하나님은 인류를 복 주시려는 새롭고도 적극적인전략을 펼치면서 한 가계를 선택하고 그들에게 집중한다. 창세기 12장 부터는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이 거룩한 역사의 거의 유일한 주제인양 다뤄진다. 아서 글라서(Arthur F. Glasser)는 아브라함이 결과적으로‘선교의 선구자’가 되었다고 정리한다. 필자는 이스라엘의 족장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타문화권 선교사의 롤 모델, 즉 본보기로서 손색이 없다고 본다. 이 글에서 모델이라는 개념은 스코트 모로(A. Scott Moreau)가 분류한 물질적, 은유적, 이론적이라는 세 가지 범주 가운데두 번째인 은유적인 용도로 사용한다. 족장들은 타문화권 선교사가 열망하는 하나의 이상이라는 의미에서 모델이 될 수 있다. 고로 족장들 의 삶에서 타문화권 선교사의 본보기를 추출하고자 한다. 그들이 타문화권 선교사의 전형(典型) 즉 기준이나 규범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통해 필자는 타문화권 선교사의 기준이 될 만한 이론적틀을 찾아본다. 아브라함에게서는 관계 성공하는 선교사, 이삭에게서는 우물을 넘겨주는 선교사, 야곱에게서는 우물 아귀의 돌을 옮기는 선교사라는 틀을 찾아낸다. 하나님과는 믿음과 순종의 관계를, 현지인들과는 사랑의 관계를 맺은 아브라함은 가히 타문화권 선교사의 선구자 라 할 만하다. 순종과 양보의 대명사인 이삭의 삶은 이양과 출구전략이라는 측면에서 타문화권 선교사의 훌륭한 교과서로서 손색이 없다.
전략적 계획의 대가로서 타이밍과 목표와 단계적 접근의 중요성을 포괄적으로 잘 활용한 야곱은 타문화권 선교사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많은 일을 겪으면서 사는 것에 더해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하는 타문화권선교사가, 삼대에 걸쳐 창세기를 아름답게 수놓은 족장들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밟아 마침내 길이 된 타문화권 선교라는 지난한 길을 잘 걸어가는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