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전기의 방형계 주거지는 당시 사회의 가족 구성의 결과물이며, 그 형태적 변이는 가족 의 발달과정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또한, (세)장방형 주거는 복수의 방형(단위)주거가 병렬적으로 연결된 형태이며, 그 단위주거는 핵가족의 주거공간이라는 추정 또한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이 장단비가 시간성을 반영한다는 관행적 판단에 기초하여, 한 유적에서 공존 하는 장방형 주거지와 방형 주거지의 관계를 단지 시기적 차이로 해석함에 따라 주거의 변이에 대한 여러 요인―가족의 발달에 따른 주거 규모의 변화, 주거의 사용(신축과 증ㆍ개축)과 폐기 등―의 이 해를 저해하는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문제의 극복을 위해, 한강 하류역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 유적들의 양상을 분석한 기 초자료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가구 양상 변화를 연결할 수 있는 고고학적 설명모형을 통해 가구발 달주기에 대한 인식이 한강 하류역 청동기시대 전기 주거 양상의 역동적 측면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주거지 간 중복양상이나 절대연대가 모호한 상황에서 주거지 평면 형태에 주목하는 기존의 편년관 안에서는 한강 하류역 청동기시대 전기 주거 양상을 역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결합주거지를 고정된 문화적 실체로 파악하고 주거의 형태 차이를 양식적 차이로 이해하기보다는 가 족의 성장에 따른 주거 규모의 변이라는 기능적 측면을 상정해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