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濟州島資料集』(1971) 속의 『漢字의 濟州名』는 방언자료 속에 한자의 음과 훈을 포함시킨 유일한 자료이다. 『漢字의 濟州名』는 석주명(石宙明)이 1943년부 터 1945년까지 제주에서 채집한 한자의 음과 훈을 기록한 것이다. 본 연구는 이 자료를 통하여 한자 훈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漢字의 濟州名』에서 제시된 제주명과 석주명이 제시한 표준명 이 다른 경우의 한자에 대해서 방언 훈, 이본 훈, 개인 훈으로 나누어서 고찰하였다. 비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千字文 資料集-지방 천자문편』(1995)의 훈이다. 방언자료는 지방 사람의 구술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지방의 다양한 음운이 그대로 드러나고 구두 모방 암기 과정에서 와전된 훈이 화석화된 경우도 있다. 『漢字의 濟州名』는 방언자료인 만큼 제주방언 어휘로 된 훈이 특징이다. 방언 훈 중에 는 중세 어휘가 그대로 제주방언으로 남은 경우와 고어형(古語形)이 확인되지 않은 방언 어휘 훈으로 나눌 수 있다. 방언형이 우세한 어휘인 경우는 그대로 한자의 훈으로 사용되었다. 제주명과 석주명의 표준명이 다른 훈은『千字文』의 어느 이본 의 훈을 제시하느냐의 차이이다. 제주명은『千字文』내각문고본(1583)에 의한 것 이 많고 석주명의 표준명은 18세기 이후의『千字文』, 특히 임술본(1862) 이후의 훈으로 새긴 것이 많다. 오독이나 잘못된 이해가 아니라 개인의 언어관에 따라 유사 개념이나 용법의 예로 재해석하여 훈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경우를 개인 훈으로 명명하였다. 『千字文』의 훈은 보수적이고 방언적 요소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각 지방에서는 제시되는 고정된 훈을 사이에 두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훈은 다양하다. 지방에서는 훈의 개념을 방언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훈은 다양할 수 있다. 제주방언 자료를 통해서 본 한자 훈의 특징은 지역 환경에 따라 재해석된다는 점과 개인 언어에 따라 재해석되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