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은 일제 강점기하의 한국 사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부터 일본의 독점자본세력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였다. 그 결과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의 지원을 받은 일본의 대규모 공장이 건설되었고, 공업단지 건설과정에서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왔던 거주민들은 삶의 기반을 잃고 쫓겨나 노동자로 전락하였다. 또한, 한국인이 운영하던 가내수공업과 중소기업도 상당수가 도산하였다. 1930년대의 한국 노동소설은 당시의 노동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도 악화하였다. 불경기로 인해 재고가 쌓이자 공장주는 공장의 생산 시설을 감축하여 운영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노동자들에게 감원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감원에서 살아남더라도 임금을 삭감당하거나 노동시간이 증가하는 등 실질적 노동 강도는 더 세어졌다. 또한, 공장주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많은 노동자들이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기도 하였다. 한편 여성 노동자들은 남성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 이외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인 저임금과 성희롱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한 유형들이 1930년대 노동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당대의 노동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동 환경에 대응하여 KAPF 소속 작가들은 노동소설을 통해 노동자들이 다양한 노동자 단체를 활용하여 노동자 조직을 확대하고, 단결과 연대를 통해 회사 측의 부당한 처사에 대항하는 모습을 작품화했 다. 21세기의 한국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다시 노동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구조조정, 노조 사찰 및 노조 파괴 공작, 위험의 외주화, 정규직과 비정규직, 성희롱과 기업주의 갑질 등 노동자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930년대 노동소설에 대한 고찰은 시사점이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