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 형식의 재현부는 일반적으로 제시부에서 다른 조성으로 제시되었던 주제들을 원조에서 재현함으로써 거시적 불협화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이해된다. 최근의 소나타 이론(Hepokoski and Darcy 2006)에서는 특히 제2주제가 원조성에서 정격종지를 성취하는 순간을 필수구조종결점(ESC) 으로 강조하며 소나타 전체를 이 순간을 향해 달려가는 목적론적 과정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그러 나 브루크너의 재현부는 코스트베트(Korstvedt 2004)가 작곡가의 형식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 이라고 언급한 바 있듯이 자주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난다. 제2주제가 원조가 아닌 다른 조성에서 나타나는 것은 물론 원조성에서의 정격종지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소나타 이론에 따르면 이러 한 ‘미해결 재현부’(non-resolving recapitulation)의 사례는 정규적 소나타 공간에서는 ESC를 확보 할 수 없는, 이른바 ‘소나타 실패’(sonata failure)를 표현하기 위한 작곡가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이 해된다. 특히 다씨(Darcy 1997)는 브루크너의 미해결 재현부와 코다에서의 뒤늦은 종지의 확보를 작곡가의 종교적 배경과 결부시켜 ‘실패’와 밖으로부터의 ‘구원’의 구도로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학적 설명은 미해결 재현부가 담지하고 있을 수 있는 음악 내적인 필연성을 찾는 작업 의 중요성을 가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 연구는 브루크너의 원숙기 교향곡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전체적인 소나타 구상을 논의하면서 재현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러한 구상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한다. 첫째, 브루크너 특유의 3부분 제시부와 전자에서 후자로의 연속적인 이행을 표 현하는 제시부의 조성계획 비롯된 형식적 균형의 문제, 둘째, 으뜸조성과 종속조성을 독립된 두 개 체로 대비시키기보다는 과 이후 나타나는 그 반대 방향의 이행과정, 셋째, 브루크너의 중후기 교향 곡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불협화적 대립구조’(dissonant counter-structure)의 제시와 그 해결 양상이다. 본 연구는 이 세 가지 측면을 고려했을 때 미해결 재현부를 통한 브루크너의 접근 은 오히려 긴밀한 형식적 논리를 성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교향곡 제7번≫ 1악 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