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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 KCI 등재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이 논문에서는 동아시아적 자연학의 한 갈래이자 계절의 변화를 천 문기상학적 이론으로 접근시킨 고대 월령론이 성립하고 전개되는 문제 를 살펴보았다. 이때 고대 동아시아적 월령론이 정초되는 사상과 이론 의 기초로서 천문학과 기상학 관점의 논의를 주목하였고, 특히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배태되는 자연물의 관찰경험적 지식이 광범위한 물후론으 로 성립하는 측면을 드러내고자 노력하였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먼저 그 계절의 변화론을 천문관측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상서 「요전」의 사중성 문제를 살펴보았고, 이를 확대하 여 매월의 별자리 관찰과 물후로 연결시킨 대대례기 「하소정」의 월 령론을 고찰하였다. 이어서 진제국의 통일이념서 역할을 하였던 여씨춘추 「십이기」에 서 비로소 본격적인 1년 12월령 체계가 수립되었고, 이는 전한시기회남자 「시칙훈」과 예기 「월령편」으로 계승되었는 바, 이 세 종류 문헌에 수록된 구체적인 천문과 물후월령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러는 사이에 월령론은 자연의 계절변화를 설명하는 적합한 이론틀 로 인식되고 확산되었으며, 그 끝에 후한대 성립으로 추정되는 일주서  「시훈해」는 1년 12월 24절기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든 1년 72후법 을 처음으로 규범화하고 체계적 설명틀로 수립하였다. 이제 자연의 계 절 변화가 매뉴얼화되어 달력이 없더라도 규범화된 각 절기의 물후 곧 절후법을 통해 쉽게 자연의 변화를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72후의 절후법에는 1년 태양의 변화에 따라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상태와 동식물의 반응양태가 다분히 경험학적으로 반영되었으므 로 이 규범체계의 확산력은 매우 광범위하였다 하겠다. 남북조시대에 들어서 6세기 중반에 반포 사용된 위서 「정광력」은 드디어 72절후법을 역법의 주요 요소로 평가하여 수록하였으며, 다만 일주서와는 다른 계통의 72후 체계를 엮어 제시하였다. 이후로 「역 지」 계통에는 반드시 72후법을 수록하는 것이 항례가 되었다. 수나라 의 <황극력 72후법>이나 당나라 전기의 <인덕력 72후법>은 이를 전승한 주요한 흐름들이며, 당나라 중기 <대연력 72후법>은 기존의 72후 순서나 내용을 다소 개변하였고, 당나라 후기 <선명력 72후법> 은 이 대연력 계통의 72후법을 전승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가 국초부터 당나라 <선명력>을 수용하여 사 용하였으므로, <선명력 72후법>의 이론으로 자연변화를 인식하고 설 명하였을 것이다. 고려말에 도입된 <수시력 72후법>은 기존의 72후 내용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으며, 이 체계가 조선전기에도 습용되어 조 선의 학인들이 자연을 인식하는 주요 규범틀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72후에 기초한 물후월령은 월령론의 천문기상학적 접근 이자 전근대시대 자연의 변화를 해석하는 주요 통로로 기능하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우리로서 그 물후월령을 통해 자연과 동화되고 적응하는 삶을 구가하는 것이며, 이는 달리 말하면 우리의 일상생활을 우주론적으로 성화시키는 자연학적 기제가 여기에 놓인 것이라 이를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고의 논의 는 월령자연학으로 열리는 방향이라 하겠다. 조선 후기에 널리 성립하는 각종 세시기 문헌의 세시월령이나 각종 시가 작품으로 전하는 월령체 문학 또는 각종 구비전승으로 전개되는 민속월령 문화는 우리 문화사를 구성하는 주요 영역인 바, 그 문화의 기초가 되는 월령자연학의 역사적 흐름과 이에 대한 천문기상학적 원 리 해명을 시도한 것이 본고의 주요 관심사이자 연구 의의라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