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양구 고대리유적의 자료를 중심으로 북한강유역 청동기시대 천전리식 주거의 출현과정을 검 토한 글이다. 이에 앞서 양구 고대리유적에서 조사된 주거지 중 점토다짐구역이 시설되었으나 평면형태상 천전리식 주거와 차이를 보이는 동시에 정형성을 보이는 주거 형태를 고대리식 주거라 명명하였으며, 단계설정과 편년을 통해 고대리식 주거의 시간적 위치를 부여하고 점토다짐구역의 변화가 갖는 의미를 살펴 보았다. 고대리유적은 유물양상을 통해 총 4단계로 구분하였다. 이 중 고대리식 주거는 2단계에 출현해 역삼동식 주거와 공존함과 동시에 천전리식 주거의 이른 형태가 출현한다. 그러나 유물은 여전히 전기 후반의 양상을 보이며 천전리식 주거와 병존하는 3단계에서야 전환기적인 양상의 유물이 확인된다. 이러한 양상 을 종합해 2단계를 전기 후반~중기 전반, 3단계를 중기 전반으로 편년하였고, 고대리식 주거는 천전리식 주거가 정착한 4단계 중기 후반 이후 급격히 소멸한다. 고대리식 주거의 점토다짐구역은 2~3단계를 거치면서 평면형태상 점진적인 변화과정을 겪는다. 특히 주거지 내부 저장공의 위치가 점토다짐구역 외측으로 이동하는 현상과 유물분포양상은 주거의 규모 및 장단비 축소와 점진적인 공간의 기능분화에서 비롯된 점 토다짐구역의 축소와 이동현상으로 파악된다. 이상에서 그간 역삼동식 주거의 영향 하에 자체 발생한 것으로 유추했던 천전리식 주거는 역삼동식-고대리식 ․ 용암리식-천전리식 주거로 이어지는 시간적 ․ 계통적 연결선상에 있으며, 고대리식 주거는 용암 리식 주거와 더불어 천전리식 주거의 출현과정에서 상이한 공간분화를 거친 과도기적 주거형태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