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세기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 조프가의 형제들』을 20세기 미국 정신과 의사 머레이 보웬의 가족체계이 론으로 분석한 학제간 연구이다. 소설 속 핵심 사건인 존손살인을 둘러 싼 카라마조프가의 문제를 보웬이 주장하는 가족체계의 역기능으로 접근 해 보려는 것이 연구의 목표이기도 하다. 보웬의 가족체계이론에 따르면, 카라마조프가는 만성불안이 지배하는 감정체계로, 분화수준이 낮은 아들 들이 서로 융합관계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맺은 삼각관계로 아버지를 죽이는 역기능이 발생했다. 이러한 가족구성원 전체의 기능적 문제로 접 근하는 방식은 등장인물 각각의 알리바이를 추적하면서 누가 진짜 범인 인지를 모색하고, 회개와 갱생을 촉구하던 기존의 연구 방식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아울러 인륜을 저버린 한 가족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당대 러시아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던 작가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도 좋은 잣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