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學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회적 존재됨에 주목하고, 그 실현에 진력하는 학문이다. 19세기 한말의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기타 모든 분야에 걸쳐서 미중유의 혼란과 위기에 놓여 있었다. 艮齋 田愚는 우리 역사상 초유의 난세에 처하여 견디기 어려운 고뇌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그의 출처는 그렇게 비난을 받아야 마땅한 것일까? 그는 끝까지 ‘守道’로써 일관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이 일어났는데, 간재가 외연의 행적과는 달리 후세 사람들로부터 정당하게 평가 받고자 했던 속뜻은 무엇이었을까? 그에 대한 儒學思想史的 자리매김은 이런 논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오류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상의 관점으로 간재의 ‘去之守義의 守道意識’과 ‘自靖의 出處觀’을 살펴보았다. 간재의 ‘去之守義의 守道意識’에서는 그는 단순히 난세를 피하여 자기 한 몸 깨끗이 살겠다고 숨어 지내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더라도 수도하며 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였다. 그는 유학자의 본분은 도의 수호와 실천으로 여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自靖의 출처관’에서는 도를 지켜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수도하여 후일을 기약하고, 사회 기강 확립을 위한 근간으로 생각하였음을 확인 하였다. 본고의 이러한 말이 간재의 학문과 의리를 억지로 정당화 한다거나 굳이 옹호하고 과대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한 사람의 학행과 인간을 이해하고 평가함에 있어서는 편협하거나 일면적인 것만을 기준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전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