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삼국지』와 『삼국지평화』, 그리고 『삼국연의』에 이르기까지, 여포의 ‘義父殺害’ 고 사가 어떤 양상으로 變容되었는지 살펴보았다. 각각의 작품들은 여포와 정원·동탁과의 관계 및 그들이 여포의 손에 살해되는 과정 등을 相異하게 묘사하였기 때문에,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여포의 배신 요인 역시 차이가 있다.
역사서 『삼국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여포는 “용맹하나 지모가 없는(勇而無計)” 인물로, 올 바른 정세 판단을 하거나 제대로 된 主君을 알아보지 못했다. 즉, 어리석음이 그를 배신자의 길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겠다.
元代 『삼국지평화』는 여포의 배신에 허구를 더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 작품 에서 정원과 동탁은 여포가 살해를 저지를 정도로 그를 극단으로 몰아붙였고, 때문에 여포의 살인은 배신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삼국지평화』에서 여포는 反面人物이기 때 문에, 그의 살해 동기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다.
『삼국연의』의 여포는 과도한 자부심을 가진 인정욕구가 강한 인물로, 그의 판단과 행위의 준거가 되는 것은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만족 여부이다. 여포는 정원과 동탁으로 인해 나 르시시즘이 억압되자, 그들을 죽이는 배신을 저질렀다. 그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기중심적으 로 해석하고 판단했기 때문에 배신을 거듭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
결국, 『삼국연의』의 유행과 영향으로 인해, 여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반성을 모르는 배 신자’로 영원히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