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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본 연구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나가 위의 붓다(Buddha on Nāga)’ 도상이 서사부조에서 아이콘으로 확립되는 과정을 살펴본 것이다. 나가 위의 붓다 도상은 붓다가 똬 리를 튼 뱀의 몸통 위에 앉은 채로 머리 뒤로는 뱀의 머리 7개를 광배처럼 갖고 있는 모습을 지칭한다. 이 도상은 붓다가 보드가야에서의 성도 후 선정에 들었을 때 거센 폭풍우가 몰아 치자 무찰린다(Muchalinda)라는 이름의 나가, 즉 뱀이 나타나 붓다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감싸고 붓다의 머리 위로 자신의 머리를 펼쳐 보호하였다는 불전고사에서 유래하였다. 나가 위의 붓다는 2~3세기 무렵 남인도에서 부조로 먼저 만들어졌다. 남인도에서 만들 어진 나가 위의 붓다 부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헌의 묘사와 달리 뱀이 붓다의 몸을 감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붓다가 뱀의 몸통 위에 앉은 것으로 만들어진 점이다. 이는 조각을 만드 는 데 있어 붓다라는 존재를 명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으며 불교도들에게 시각적으로 더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나가 위의 붓다 도상은 7세기 보드가야에서 독립상으로도 만들어졌으며 전체적인 도상은 앞서 본 남인도 부조들과 동일하다. 일찍이 많은 불전고사들이 부조로 만들어졌지만 그 중에서도 이 도상이 독립상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보드가야가 7세기에 이르러 성지로서 높은 명성과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순례자들을 위한 더 많은 기념물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곳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인 성도와 더불어 나가 무찰린다 고사 역시 보드가야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 중 하나로 주목을 받아 독립상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특히 나가 위의 붓다 도상은 인도에서 먼저 만들어졌지만 인도보다는 이웃 동남아에서 더 욱 큰 인기를 얻고 붓다의 대표적인 도상으로 자리 잡았다. 7~8세기 무렵의 드바라바티 미 술에서도 다양한 나가 위의 붓다 부조가 발견되며, 특히 10세기 이후 크메르 미술에서는 뱀의 모습이 일관된 형태로 고정되고 장엄도 더욱 정교해지기에 이른다. 이는 토지와 물을 관장하는 신인 뱀에 대한 오랜 신앙이 동남아에 있었기 때문이다. 즉 수호신인 뱀에 대한 토착 신앙이 불교와 습합되면서 붓다를 보호하는 뱀의 이야기가 동남아에서 특히 인기를 얻게 되어 나가 위의 붓다가 붓다를 나타내는 지배적인 도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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