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공간에서 플레이어는 시공간적 한계가 없는 활동 영역과 다중적이고 변화하는 자아상을 체험한다. 게임 속 가상공간은 무수한 다시점과 움직이는 시선을 가진다는 점과 온 몸의 체험을 통해 대상을 관조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의 전통회화와 공통점을 가진다. 플레이어는 게임 공간 밖의 물리적 자아와 게임 공간 안에서 현전하는 자아로 분열되며 그 둘은 서로 상호 작용과 반작용의 행위로 연결된다. 이 때 게임 플레이어의 표현은 수동적 지각의 경험이 아니라 게임의 내용을 완성하고 다양한 층위의 의미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적극적 활동이며 현전적 자아의 체험을 지금여기로 소환하는 행위이다. 또한 게임 플레이어의 행동은 반복이라는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어린아이의 놀이에서와 같이 플레이어는 상호작용적 반복 행위를 통해 자아를 표현하고 게임 세계를 창조해 나간다. 여기서 반복행위는 상실과 불안을 벗어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회복의 욕구를 반영하고 자기애를 실현하는 실존적 자아를 형성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따라서 게임공간은 자아의 확장과 표현을 통해 건강한 자기애를 실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예술표현과 치료의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