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역사에서 ‘법의 지배’ 즉 ‘법치주의’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1215년 왕과 귀족 사이에 합의된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는 법의 힘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둔 귀족들의 이익에서 시작되었지만, 절대적이고 자의적인 왕의 권력을 능가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의 지배’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권의 보호를 위해서도 ‘정의의 이념’과 함께 법의 지배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리스토텔레스, 롤즈, 오킨, 그리고 코넬 역시 ‘평균적 정의’와 더불어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자연법론자인 풀러와 법실증주의자인 라즈도 ‘형식적 합법성’ 내지 ‘법 준수’ 라는 점에서 ‘법의 지배’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타마나하 역시 인권과 인간 존엄을 보장할 것을 주장하며 광범위한 영역에서 법의 지배의 힘을 주장하고 있다.
법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상을 기초로 공정한 내용으로 제정되고 집행한다면, 모든 인간에게 유익하다. 이러한 점에 법의 지배의 중요성이 있다. 그리고 모든 인간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인권을 지키는 데도 중요하다. 법의 지배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시민들의 권리도 지켜질 뿐만 아니라 소수자의 인권 역시 지켜진다.
이 연구에서는 가장 소수자 중 어쩌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여성의 인권을 ‘법의 지배’와 연관하여 분석하였다. 이는 형식적 법치주의 발전 단계에서 많은 권리에 여성에서 주어졌지만, 간과되어 왔던 권리를 현대법의 이상인 실질적 법치주의와 연계하여 보장하고자 하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