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에서부터 발견되는 간지干支체계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인간의 운 명을 추론하는 기호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언어와 문자에 정신적인 힘이 담겨져 있다는 믿음과 그러한 힘이 인간의 실제적 삶에 영향을 준다는 상관적 인 사고를 통해, 간지로 표기된 사주팔자는 인간의 운명을 추론하는 풍부한 상 징으로서 해석되었다. 이러한 간지의 상징적 체계는 다분히 기호학적인 위상을 갖고 있으며, 퍼스나 소쉬르와 같은 기호학자들이 주장한 언어의 기호적 체계 와 매우 근접한 체계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주명리학의 몇몇 고전은 시 의 형태, 혹은 부라는 형태로 다분히 문학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 세계관을 구성하는 주역은 해석의 관점에서 매우 기호학적이며 내용 적으로는 매우 문학적인 특성을 갖는다. 운명을 기호로 추론하는 대표적인 철 학서로서 주역은 이미 기호학적인 관점에서 박연규, 방인, 노양진 등에 의해 이미 연구된바 있다. 주역에 대한 기호학적인 관점은 곧, 사주명리학의 팔자체 계에 대한 기호학적 관점을 가능하게 하여, 사주명리학이 갖고 있는 기호학적 인 가치와 위상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동양의 가장 오랜 전통적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오행이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통해 사주명리학의 새로운 인문학적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