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에서부터 발견되는 간지干支체계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인간의 운 명을 추론하는 기호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언어와 문자에 정신적인 힘이 담겨져 있다는 믿음과 그러한 힘이 인간의 실제적 삶에 영향을 준다는 상관적 인 사고를 통해, 간지로 표기된 사주팔자는 인간의 운명을 추론하는 풍부한 상 징으로서 해석되었다. 이러한 간지의 상징적 체계는 다분히 기호학적인 위상을 갖고 있으며, 퍼스나 소쉬르와 같은 기호학자들이 주장한 언어의 기호적 체계 와 매우 근접한 체계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주명리학의 몇몇 고전은 시 의 형태, 혹은 부라는 형태로 다분히 문학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 세계관을 구성하는 주역은 해석의 관점에서 매우 기호학적이며 내용 적으로는 매우 문학적인 특성을 갖는다. 운명을 기호로 추론하는 대표적인 철 학서로서 주역은 이미 기호학적인 관점에서 박연규, 방인, 노양진 등에 의해 이미 연구된바 있다. 주역에 대한 기호학적인 관점은 곧, 사주명리학의 팔자체 계에 대한 기호학적 관점을 가능하게 하여, 사주명리학이 갖고 있는 기호학적 인 가치와 위상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동양의 가장 오랜 전통적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오행이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통해 사주명리학의 새로운 인문학적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영화 <곡성>에 나타난 샤머니즘, 기독교, 예측 불가능성의 공포, 그리고 예측 가능성의 폭력이 제공하는 인간 실존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영화 <곡성>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은 야생 독버섯의 감염으로 인한 부 작용의 시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은 공포 의 두려움이 만드는 의심, 현혹, 그리고 믿음의 문제를 다양한 종교적 측면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은 설명할 수 없는 비극적 현실을 맞이한 인 간에게 필요한 신적 개입이나 종교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영화에서 제시하고 있다. 영화 <곡성>에서 예측 불가능성이나 인과관계의 시선과 상관없이 등장인 물이 직면하는 비극적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영화의 주인공, 관객, 그리고 인간은 혼돈과 질서가 혼재된 세계에서 신적 존재에 대한 갈망, 실망, 그 리고 인간 실존의 혼란을 경험할 뿐이다.
조지 허버트는 종교관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있으며, 그의 시 「영국 교회」는 그의 시집인 성전과 조화하기 어렵다. 그의 종교관과 이 시를 이해하기 위 해, 17세기 잉글랜드의 역사와 허버트의 전기에 근거해본다. 당시 대외적으로 로마 교회 - 영국 교회 - 암스테르담 교회와 갈등이 있었으며, 대내적으로 선구 적인 국교도 - 칼뱅주의 국교도와 순응하는 청교도 - 비순응하는 청교도의 갈 등이 있었다. 국왕들은 알미니안이었으나 허버트와 그의 가족들은 칼뱅주의였 으므로, 국가의 검열로 인해 허버트의 시는 모호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대외적 으로 볼 때, 「영국 교회」의 “언덕 위의 여자”와 “계곡에 사는 여자”와, 그리고 “어머니”는 각각 로마 교회와 암스테르담 교회, 그리고 영국 교회를 의미한다. 그러나 대내적으로 볼 때, 세 여성은 영국 교회 내에 선구적인 국교도와 비순 응하는 청교도, 그리고 칼뱅주의 국교도와 순응하는 청교도를 의미한다. 이처 럼 「영국 교회」는 대내외적인 이중 해석이 가능하며, 허버트는 칼뱅주의 국교 도로서 표면적으로는 성공회의 중도주의를 옹호하지만, 이면적으로는 믿음과 행위가 조화된 이상적인 칼뱅주의 교회를 찬양한다.
본 논문은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케이트 쇼팽의 각성을 비 교 연구하여, 서구의 기독교적 일부일처제를 중심으로 두 여주인공의 불륜, 별 거, 그리고 자살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다. 서구의 전통에서 일부일처제와 합 법적인 자녀 출산은 기독교적 가치와 더불어 남녀평등, 가정 복리, 사회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요건으로 이해되었다. 톨스토이와 쇼팽은 여주인공의 결혼을 그 들의 선택, 위기, 그리고 발견을 중심으로 시작부터 종결까지 그려낸다. 여주인 공의 충동적이거나 우연적인 선택은 결혼의 파괴적인 요소로 내재해 있다가, 그 들이 불륜에 빠질 때 불가피하게 결혼의 위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들이 결혼 제도 밖에서는 사회적 존중과 인정을 받으며 지속적 사랑과 완전한 연합을 이 룰 수 없음을 깨달을 때, 그들의 환멸은 자살로 귀결된다. 톨스토이와 쇼팽은 일 부일처제에 순응하고 이를 탐색하는 한편, 그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항하면 서, 일부일처제의 필요충분조건을 모색한다.
이 논문은 박완서의 여성주의 소설 『살아있는 날의 시작』, 『서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를 여성주의 종교/문학 연구 방법론으로 읽음으로 써, 여성주의 비평의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는 간과하는 지점을 드러내어 박완서 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최근에 여성주의 문학 연구에서 박완서의 이 세 소설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일고 있지만, 박완서의 종교적 배경을 간 과함으로써 그의 작품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여성주의 종교의 연구 방법도 같이 사용하여 박완서의 이 세 소설 을 읽음으로써, 여성주의 문학의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의 엇갈린 평가와 달리 사실 박완서는 자신의 ‘궁극적 관심,’ 즉 종교에 따라 일관성을 보였음을 주장 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이 세 소설이 가부장적 결혼의 현실을 드러내면서 궁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상호성, 사랑, 정직이라는 결혼의 세 원칙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미국 모더니즘 작가로서 자전적인 소설을 많이 집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그의 유수한 작품들 중 초기 단편집『우리들의 시대에』(In Our Time)에 그려진 이분법적 사유와 종교성을 고찰한 다. 이 작품은 15장의 단편들로 구성되었으며, 각 장의 짧은 일기형식의 서문 은 1920년대 혼란의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헤밍웨이는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의학적 간접 경험과 더불어 낚시, 사냥, 투우와 같은 다양한 경험과 종 교적 분위기의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이러한 그의 경험이 『우리들의 시대에』 에 근간을 이루는데 이 작품은 그의 어린시절의 순진함, 어른들에 대한 실망과 미래세계에 대한 불안, 그리고 정신적 성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래세계에 대 한 불안에서는 남자는 여자로 인하여 불편할 수 있다는 남·녀의 이분법적 사유 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되며, 불안한 사회에서 기도하는 삶이 자 신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유일한 방법임을 시사한다.
이 논문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과 존 번연의 『천로역정』의 내 용상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천로역정』의 주제가 『작은 아씨들』 주인공 네 자 매의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고찰하기 위한 시도이다. 『천로역정』 은 근대 영미 대중에게 크나큰 영향을 준 기독교적 삶에 대한 우화로서, 천국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들이 맞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경고하면서 바람직한 순례 자의 길에 대해 보여준 작품이다. 『작은 아씨들』첫 부분부터 주인공들은 자신 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이 이겨냈던 상황에 빗 대고, 각 주인공들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천로역정』에서 따오는 등 두 작품 은 밀접한 상관성을 보인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품 속 소녀들이 겪는 고난을 성별 구분 없이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극복해야 할 어려움으로 상정함으로써 이 작품이 소녀들의 성장기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 기독교인의 성장 이야기로 만들어 시대를 초원하여 우리에게 여전히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본 논문은 이어령이 기독교로 입교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추적하는 한편, 이어령의 기독교적 메시지가 지닌 의미와 특징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목 적을 둔다. 2007년에 이어령은 세례를 받는다. 여태껏 지성의 길을 밟아온 이가 이제 영성의 길을 좇기로 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한 면모, 양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사례는 잘 찾아지지 않는다. 여기에 본 논문의 문제의식이 두어진다. 이어령의 회심은 분명 결절점에 해당하는 사건인 바, 충분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어령에게 기독교는 기존의 사 고틀로 포섭되어 이해되거나, 혹은, 기존의 사고틀이 확장되는 계기로 작용했 다. 우선, 기독교가 세계적인 종교이면서도 한국(인)에게 적합한 종교라는 관점 이 그러했다. 또한, 기독교가 말년의 대표적인 사유인 생명자본주의의 발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관점이 그러했다. 인식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차 원에서도 기독교는 영향을 끼쳤는데, 성경과 소설을 통해 세속적인 욕망을 넘어 서서 영원한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러했고, 또, 이를 위해서는 교회 로 대표되는 기독교 공동체가 자정의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그러했다. 이렇듯 이어령에게 기독교가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본 논문은 이어령의 언 설을 최대한 폭넓게 살피는 방식을 취해 전체적인 상을 그리는 데에 일단 주력 했으되, 차후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후속 연구가 요청된다.
『솟대 평론』은 2015년에 폐간된 『솟대 평론』의 뒤를 이어 2017년에 창간된 장애인 문학 저널이다. 따라서 ‘솟대 문학’이라는 장애인 문학의 기풍을 계승하 고 있다. 그러나 『솟대 평론』은 더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양식과 장애인 주요 담론을 논의의 장으로 삼고 있다. 『솟대 평론』에 실린 총 6편의 구상솟대문학 상 수상 작품을 살펴보더라도 장애인 문학이 우수함을 알 수 있다. 장애인 문학 은 장애인만이 체험할 수밖에 없는 삶을 통해 인간 삶의 비극성, 삶에 대한 낙 관적 희망, 영적 통찰력 등을 보여주고 있다. 『솟대 평론』은 일반전문 잡지로 인식되나, 장르의 다양성과 장애인의 주체성을 고려해볼 때 특수성을 띤 특수 저널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솟대 평론』은 일반전문 잡지와 특수 저널 사이의 어디엔가 위치한 특수성을 띤 저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