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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종교 KCI 등재 Literature and Reli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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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

제19권 2호 (2014년 6월) 5

1.
2014.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정은궐의 『해를 품은 달』은 소설의 플롯 전개와 주요 주제에 있어서 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종교성’의 사안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 소설은 해를 상징하는 이훤(왕)과 달을 상징하는 그의 정인 허연우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윤대형을 필두로 한 훈구파는 주권 권력을 독점하고, 지배계급으로서의 위치를 강화시키기 위해 무속이라는 종교를 이용한다. 주권 권력의 위협 하에 장씨 도무녀는 무고술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해와 달을 분리시킨다. 장례식을 통해 일시적 죽음의 상태를 경험한 연우는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고, 무녀로서 호모 사케르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두연인의 간절한 소망은 일종의 강력한 주술과도 같은 작용을 하게 되고, 팔년간의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만나게 된다. 액받이 무녀 월은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기억을 되찾게 되고, 연우로서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새로운 구술의 역사를 이어나간다. 해와 달은 ‘성현’을 나타내는 상징물로서 국가와 우주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만물의 이치를 나타낸다. 작품에 나타난 ‘성현’과 ‘무속’을 통해서 이십 일 세기의 첨단과학의 시대에서도 종교는 인간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원천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000원
2.
2014.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신앙과 이성의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의 논란과 해결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난제로 남은 후기 하이네의 종교관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한다. 신앙과 이성의 조화 속에서 하이네는 맹신과 광신에 빠진 기존의 종교제도를 비판할 수 있었으며, 현실에 대한 부정과 체념을 넘어 역사의 올바른 전개를 위한 미래의 비전을 견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하이네의 이러한 이성을 신앙적 이성이라 규정하였다. 하이네에게 있어서 신앙과 이성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았고, 보완적인 관계 속에 양립할 수 있었다. 그는 신앙과 이성이 빚어내는 긴장과 갈등의 관계 속에서 신을 인식하고 증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역사현실의 부정성을 인식하고,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이다.
6,600원
3.
2014.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노리치의 줄리안의 『계시들』은 영국 최초의 여성작가의 작품임에도 중세 영어의 어려움 때문에 1970년대 말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논문은 1978년의 현대영어 번역판 『서구 영성사의 고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계시들』에 대한 연구를 현대영어로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중세 영어 단어 ‘homely,’ ‘curteyse’ 분석을 기반으로 줄리안이 계시들을 통해 깨달았던 하나님의 속성을 다룬다. 줄리안은 특히 사랑으로 대변되는 삼위일체인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적인 부분을 ‘친구와 같고,’ ‘친밀한’의 뜻을 지닌 ‘homely’와, ‘예의바른,’ ‘친절한’, ‘관대한’의 뜻을 포함하는 ‘curteyse’를 통해 묘사한다. 본 논문은 『계시들』의 중세영어판을 중심으로 가정의 뜻이 있는 ‘homely’와 궁정풍의 특성을 포함하는 ‘curteyse’의 중세적 의미를 분석해 본 후, 나아가 현대에서 감성적 신학의 특성을 지닌 저서로 평가되는 『계시들』에서 여성 저자의 특질 및 위대함을 찾아본다.
6,300원
4.
2014.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나사니엘 호손의 작품은 청교도 사상에 기초한 원죄론에 입각하여 개인과 공동체와의 관계를 다룬다. 개인과 공동체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형제애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인간의 타락을 전제로 한다. 인류의 조상 아담의 원죄로 인해 모든 인간이 질병과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타락으로 인해 오히려 신의 은총을 받게 되고, 유한한 인간이 지니는 공통점으로 인해 인류가 한 형제가 되는 계기를 갖게 된다고 이해한다. 호손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인류가 ‘인간애라는 자기력을 띤 사슬’에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역할을 감당하며 서로 형제로서 마땅히 동정심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형제애를 부인하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된다. 『아메리칸 노트』에 수록된 여러 단상들은 그의 형제애 사상을 반영한다. 다정하게 부부처럼 엮여 자라는 농장의 식물들, 서로 유대관계가 있음을 느끼며 상대방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개와 돼지들, 얼룩덜룩한 카펫처럼 배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통일성을 유지하는 들판의 풍경, 온정의 씨앗을 뿌리며 다니는 새처럼 마을을 옮겨 다니는 부랑자들. 이러한 이미지들은 인류 공동체가 한 형제임을 암시한다.
5,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