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는 지속적으로 문학과 종교를 연구해왔으며, 시인으로서 탁월한 종교 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시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문명의 혜택으로 창작 물의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다. 김영호 시는 「대지의 기도」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인간의 한계와 신적인 용서 사이에서 고뇌하는 종교적 깊이가 잘 드러난 다. 「순복」에 나타나듯이 하나님의 종이 되어 예수가 구주임을 만천하에 증거 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사명임을 천명한다. 최근에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된 시 편들에서도 아름다움과 배려와 천국의 행복을 추구하는 시심이 깊은 종교성을 간직한 채 선보이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김영호가 계속하여 종교성과 예술성의 조화로운 시 창작을 이뤄가는 가운데 문학과 종교와 삶에 밝은 비전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서곡 은 워즈워스의 정신적 성장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고백적 성격을 띠 고 있다. 시인은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고, 손상된 상상력을 회복하기 위해 과거 의 경험들을 회상하는데, 사실적 기억의 차원을 넘어 현재의 필요에 맞게 재구 성하듯 회상해 낸다. 워즈워스의 서곡 은 서구문학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 눈에 띠는 서술기법은 “시간의 점들”(spots of time)에 대한 회상이다. “시간의 점들”은 서곡 의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 를 지닌다. 이 시간의 점들은 어느 한 순간에 신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기억을 지배하며,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일상의 숱한 기억을 향해 밝은 빛을 비춰 그 것들이 각기 모래알처럼 흩어지지 않고 나름의 유기적 관계를 맺어 전체에 의 미 있는 구성요소가 되도록 도와준다. 워즈워스는 이런 시간의 점들을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적 사건으로 해석하고 고백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시인으로 서 자신의 서사적 고백시를 완성하였다. 본 소고는 이런 시간의 점들에 대해 문 학적 차원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적 차원에서 새로운 조명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영화는 새로운 형식의 문학이 되었다. 텍스트는 물리적 세계를 초월한 창조와 상상의 세계를 구축한다. 우리는 영화 <그랜 토리노>와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백세 노인>에서 두 가지 유형의 노인을 발견한다. 전자는 희 생하는 노인이고, 후자는 순례하는 노인이다. 이들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과 차별로부터 자유와 생명을 추구한다. 먼저 영화 <그랜 토리노>에서는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월터 코왈스키가 흐몽족 소년 타오와 친구가 되고 그와 그의 가족을 악한들로부터 보호한다. 그는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희생하여 사랑하는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비폭력에 의한 폭력에 대한 극복을 보여준다. 한편 영화 <백세 노인>에서 알란 칼슨은 100세가 되는 날 양로원을 탈출한다. 그는 역사 적 사건과 중요한 인물을 회상하고 여행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그의 지혜와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행복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영화적 상상력에서 자동차, 마당, 돈가방, 폭탄은 남성적 힘과 자존감의 상징으로 역할을 한다. 결 론적으로 영화에서 노인은 죽음과 폭력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지혜의 스승과 구 원자의 긍정적 이미지로 노인의 영성과 불멸을 드러낸다.
프로이트(S. Freud)가 환상의 미래 (The Future of an Illusion)를 발표한 때가 1927년이었다. 이때 엘리엇(T. S. Eliot)은 종교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때여서 환상의 미래 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이상한 책’(a strange book)이었 다. 그 ‘이상하다’는 반응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측면의 종교관에 서 비롯되었다. 종교는 현실 거부와 함께 소망스러운 환상 체제에 불과하며 신 의 믿음은 이상화된 ‘아버지’ 인물을 투사한 유아적 망상 이상도 아니라는 프로 이트의 주장은 오히려 엘리엇에게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기독교 문화의 현실성 을 되묻게 해 주었다. 결과로서 엘리엇은 영국국교 논의를 통해 종교문화는 역 사적이고 사회적 실체라는 점을 기독교 사회에 대한 사고 와 문화 정의에 관 한 소고 를 통해 적극 변증하였다. 종교를 문화사회적 실천 행위로 접근하는 이 런 자세는 오늘날의 종교공동체들 사이의 충돌과 인종들 간 이해관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터스텔라>의 서사에서 과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학으로 망가진 지구 를 구하려고 새로운 과학을 기대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가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기획, 제작되었다. C. S. 루이스의 침묵의 행성 밖에서 는 기독교 관 점에서 쓰인 반과학적 SF 소설이다. 주인공 랜섬이 미친 과학자들에 의해 화성 으로 납치되어 희생물로 바쳐질 뻔한 이야기에서 루이스는 20세기 초 유행했던 과학만능주위를 알레고리라는 장치를 통해 호되게 비판한다. 두 작품은 과학에 대해 완전히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우주에 대한 묘사는 유사하다. 루이스 의 우주는 웰즈와 같은 당대의 SF 작가들이 상상한 무섭거나 차갑지 않고 중세 인들의 우주처럼 밝고 따스하다. 놀란의 블랙홀은 빛도 벗어날 수 없는 무자비 하고 칠흑 같은 감옥이 아니라 모든 시간과 공간을 관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곳이다. 이 유사한 우주의 묘사를 통해 본 논문은 과학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서 종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려한다. 종교뿐만 아니라 과학도 세 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해석이다. 비록 과학이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을지라도 과학 역시 해석을 통해서만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
본 논문은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체험한 ‘회심’과 그 결과를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주장한 ‘정상과학,’ ‘위기,’ ‘패러다임 전환’ 등 몇 가지 핵 심 개념으로 분석하였다. 회심이전, 바울의 구약해석학은 구전토라를 포함한 랍 비전통의 해석학이었고, 회심이후 그의 해석학은 그리스도 중심적 구약해석으 로 전환된다. 그의 구약해석은 이후 기독교도들에게 구약해석의 표준을 제공한 다는 점에서 쿤이 말한 “학제모형”의 성격을 띤다. 또한 그의 회심은 ‘비축적적’ 이고 돌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해석학을 새로운 해석 학으로 완전히 대치했다는 점에서 쿤이 언급한 패러다임 전환의 여러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본 논문은 쿤이 언급한 과학혁명의 순서에 따라 바울의 해석 학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구성 되었다. 1장에서는 ‘정상과학’과 유대경전의 해석 학을, 2장에서는 ‘위기’와 바울의 해석적학 위기를, 3장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 의 탄생과 바울의 해석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다루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이승우 소설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탈향 모티프의 양상과 그 내면에 자리한 죄의식의 상관성을 살펴보는 것에 있다. 한국 문단의 중견작 가로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이승우는 비교적 초기부터 고향을 서사의 중 심에 둔 창작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그의 소설에 표상된 고향이 그리움의 대상 이라든가, 회귀의 대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이성을 지닌다. 오히려 고향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나려는 탈주의 본능, 더 나아가 고향 자체를 부정 하려는 의도적이며 과장된 행위의 표출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여타의 작가들 과 구별된다. 아울러 이토록 고향을 불편하게 인식하면서도 긴 작가 생활 내내 고향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런 까 닭에 이승우의 문학에 있어서 고향이 갖는 의미를 규명하는 일은 그의 소설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이승우 소설에서 문제 삼고 있 는 탈향의 이면에는 주인공 개개인의 잠재된 죄의식이 중요하다. 이승우 문학의 원형질이라 해도 무방한 죄의식, 혹은 자책감이 탈향 모티프를 표상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에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이러한 죄의식이 그의 기독교적 세계관과는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몰리노스의 정적주의 사상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의 핵심메시지를 근거로 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삶과 회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정 적주의 테마를 설명하는데, 자신의 삶속에서 겪은 여러 사건들을 성찰한 후 그 리스도교인의 삶에 관하여, 특히 내적인 삶과 기도에 관한 명상을 했다. 고백 록 은 여러 세기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몰리노스는 아우구스티누 스 영성의 직속 후계자로서 그의 영적안내 에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반향을 짙 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신안에서 쉬도록 되어있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리가 어떻게 몰리노스의 내적인 삶 가운데 작용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몰리노 스에 의하면 신이 우리 안에서 행하는 일은 그 분께 해야만 할 일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일로서 신과의 통교는 자기 부정과 신안에서의 휴식의 중요한 측면이 다.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는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것이며, 또 신이 전 하는 뜻을 듣고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와 그의 후계자 몰리노스 가 제안하는 신앙여정의 결론은 신에 대한 신뢰, 자아포기, 명상이며, 그럼으로 써 크리스천이 아우구스티누스가 약속한 성령 안에서 휴식과 쉼을 얻도록 그들 을 초대하고 있다.
계몽주의는 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적 그리고 지성적 움직임이었다. 그 것은 삶과 현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전통적인 권위였던 종교성에 대항하여 이성의 힘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항상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면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성과 과학 그리고 기술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인하여 때 론 인간성의 파괴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 는 이 러한 계몽주의가 한창이던 시대에 쓰여졌다. 흥미롭게도 이 소설은 인간의 이성 과 신앙이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내적으로 연관되어질 수 있는 가능성 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계몽주의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이성의 힘이 크 루소가 일상의 필요한 것들을 창조해 내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은 분 명하다. 일상의 필요한 것들은 일종의 미시적 의미의 문명이나 문화를 암시한 다. 둘째, 제국주의와 노예문제와 관련하여 크루소는 계몽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셋째, 이성과 신앙은 크루소의 회심의 과정과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