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문학은 근대 자유학예의 출발점에서 “신학과 철학으로부터의 자유”(Escape from Theology and Philosophy)를 모토로 인문·예술의 발전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문학은 종교·철학적 논의를 필수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고, 작품 속에서 인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문학과 종교에 대한 논의는 자유학예로서 인문교양교육의 핵심 학문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기독교 인문교양교육에 있어서는 문학과 종교가 교과과정의 방향설정에 깊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인문학은 그 존립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문학과 종교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인문교양교육은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한 교육과 영원을 위한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탈진실의 시대와 기술혁명의 시대에 기독교 인문교양교육은 정직하고 창의적이며 실천적인 교양인 배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종립학교인 기독교 대학 인문교양교육 교과과정에서 문학과 종교가 단일 전공 영역을 뛰어넘어 학제 간, 다학제 간, 통학제 간, 융합교양교육을 주도함으로써 21세기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신교양인을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문학과 종교는 기독교 인문교양교육이 기독교 대학의 설립 취지와 교육이념을 구현해내기에 유용한 교과목이다.
이 논문에서는 『경험의 노래』(Songs of Experience)와 『천국과 지옥의 결혼』 (The Marriage of Heaven and Hell)을 중심으로 에너지(Energy)의 함축적인 의미를 살펴보고, 기쁨이 넘치는 충만한 삶의 방식을 블레이크의 시적 논리에 따라 탐색해 보았다. 에너지와 같은 독특한 시어는 자신의 뛰어난 상상력의 소산물이며, 당대의 관습과 가치관에 저항하여 인간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자 했던 표현의 한 방식이다. 『경험의 노래』와 『천국과 지옥의 결혼』에서 에너지와 이성, 육체와 영혼, 유리즌과 스펙터, 고독과 소통 등의 단어들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상호 연결고리 속에서 에너지의 함축적인 의미가 드러난다. 그의 시에서 천국과 지옥, 육체와 영혼, 이성과 에너지는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 상태로 연합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재”에 더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블레이크의 에너지가 지니는 함축적인 의미는 소통과 공감을 통해 인간이 온전히 존재 하고자 하는 내적인 열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윌리엄 제임스의 성인다움에 비추어 그레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에서의 위스키 사제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임스는 종교 교리를 배척하고 개인 누구나 노력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종교적 경험을 강조한다. 제임스는 모든 개인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 또한 동일한 종교가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개인이 고차원적 존재와 영적 교감을 통해 신성을 경험하게 된다면 자아의 한계를 초월하여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사랑과 조화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인다움은 알코올 중독자이자 술에 취해 얻은 딸을 둔 위스키 사제가 사제의 지위에서 일반인의 자리로 내려와 온갖 고난을 겪는 과정에서 재현된다. 사제는 가톨릭 박해자인 경위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그동안의 사제로서의 임무가 피상적인 것이었음을 인식한다. 딸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 동시에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진정으로 인식한다. 사제는 안온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상황에서 마지막 사제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하다 체포되고 사형 당한다. 이러한 종교적 경험을 보여주는 사제는 제임스가 주장한 성인다움을 대변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T. S. 엘리엇은 단테의 『신곡』과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의 전통을 계승하는 앵글로 가톨릭의 종교 시인이다. 엘리엇은 세 명의 여성으로부터 시신이자 삶의 자극제로서 영향을 받았다. 어린 시절에 엘리엇에게 큰 영향을 끼친 어머니가 느꼈을 배신의 감정에 대한 미안함에 엘리엇은 코리올란이라는 비극적 영웅을 만들었다. 전 부인 비비안에 대한 죄책감은 엘리엇에게 앵글로 가톨릭 신앙의 속죄의 길을 가는 깊은 시련을 주었다. 에밀리 헤일은 엘리엇의 문학의 시신으로 베아트리체였으나 발레리와의 결혼으로 실망을 주었다. 엘리엇은 세 명의 여인들에게 빚진 죄를 참회했다. 엘리엇은 자신이 진 배신의 죄를 초기 시부터 작품에 반영하였다. 『황무지』에는 군대에 간 남편을 배신하는 여인들의 대사가 나오며 『코리올란』은 1편 「개선 행진」과 2편「한 정치가의 어려움」으로 되어 있는데 영웅 코리올란은 오만에 차서 조국과 어머니를 배반했다. 엘리엇은 자신의 분신인 해리와 에드워드로 하여금 그들의 죄를 정화하기 위하여 『가족 재회』와 『칵테일 파티』에서 속죄와 고백성사의 길을 보여 주었다.
『21세기 찬송가』 388장 「비바람이 칠 때에 의 원 가사는 찰스 웨슬리의 「예수, 내 영혼의 사랑 이다. 이 찬송시의 우리말 번역본이 처음 나타난 것은 장로회 소속 선교사들이 발간한『찬양가』(1894)로, 이 찬송가집에는 “主爲避亂所”(41장), “欲避亂往耶穌”(42장)의 두 편의 다른 번역이 실려 있다. 이후 이 번역 찬송가는 「예수내령혼령의 주」(1895)로 통합 번역되어 장로교와 감리교가 가각 발간한 찬송가집 『찬양가』와 『찬미가』에 모두 실렸다. 이 번역 찬송가의 제목은「풍우대작할때와」로 감리교·장로교 통합 찬송가집 『찬송가』(1908)년에서 바뀌고,『통일 찬송가』(1983) 이후「비바람이 칠 때에」 의 제목으로 가사도 수정되어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본 논문은 찰스 웨슬리의 원 찬송시인 「예수, 내 영혼의 사랑」 의 내용을 분석해 본 후, 세대가 지나면서 조금씩 가사가 수정된 우리말 번역 찬송이 과연 찰스 찬송시 원전의 의미를 잘 드러내는지 찾아보았다. 그런 후 번역 찬송이 이 원 찬송의 곡조에 잘 부합되었는지 곡조의 강세를 중심으로 분석해 본 후 원 곡조와 잘 어울리면서 찰스 원 찬송시의 본문 내용을 적절하게 담고 있는 번역 찬송의 필요성을 논해보았다.
대개 작가의식은 작가라는 주체의 통일된 의식으로 규정된다. 작가의식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때 그것은 ‘작가의식의 변화’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 관점으로는 상호 모순적으로 드러나는 작가의식들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김동리의 경우 무녀도 개작 과정이나 기독교 소재 소설들에서 작가의식의 균열이 나타난다. 자아의 모순성이 단순한 병리적 현상이 아니라면 원래부터 자아는 하나로 단순화할 수 없는 주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텍스트는 그 나름의 특징을 가진 것으로 비춰지는데, 그것은 하나로 통일된 작가의식으로 보기 어렵다. 이 글은 텍스트 창작 과정을 작가의 정체성을 점유하기 위한 조각 작가들의 경합 과정으로 본다. 조각 작가는 작가의 경험을 통해 각기 다른 조각 작가들로 생성되고 작가의 자아 내부에서 먼저 생성된 조각 작가들과 합치되거나 갈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경험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있다.
개인주의화와 자율성 고조의 삶에서 통일성과 조화를 이루어내야 하는 오늘의 사회 현상과 조우하듯 현재 교회도 자기의 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 이 같은 변천과 함께 교회의 본질은 하나(Una)이며 동시에 보편적(Catholica)이라는 주장 하에 오늘의 시대사조에 교회가 창의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에서의 에큐메니컬 운동을 공시적, 통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것은 시의에 적절한 연구이자 교회 통합의 본질적 의미를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단초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에큐메니컬 운동 측면에서 교회사를 일별하고 있다. 1910년에 시작되어 196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근·현대 에큐메니컬 운동을 살펴보고, 그 시작을 선교 단계에서의 교회 다양성 문제로 규정, 다양성 극복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본론의 후반에서는 총 7차에 걸쳐 일어난 에큐메니컬 공의회 개최를 최초의 에큐메니컬 운동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그 내용을 고찰해 보았다. 근·현대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선교에 있어서 다양성 문제점 극복에 천착하였다면, 초기 교회에서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삼위일체론, 신성과 인성의 규정문제, 이콘의 사용 문제 등 교회의 기본이 되는 교리 확립과 전파에 중심을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본 논문은 일본의 유명 소설가 다치하라 마사아키(立原正秋, 1926-1980)의 『겨울의 유산』에 대해 새로운 해석 방법을 시도한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서 한국의 선불교 배경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낸다. 주인공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인간의 근본 숙제 중 하나인 허무와 고독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고 각각 자살과 외도라는 방법을 택했다. 주인공 역시 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가 따로 있지 않다는 깨달음과,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 그 아들이 또 아버지가 되는 과정의 반복에서 가족의 의미를 깨달음으로써 이를 극복하게 된다. 이러한 줄거리 속에 중요한 장치로서 사용되는 것이 선불교의 선문답과 선시이다. 본 논문은 『겨울의 유산』에 언급된 선문답과 선시의 분석을 통해 주인공이 허무를 극복하는 과정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주인공은 ‘행복과 무상의 경계선’에 대한 화두를 시작으로 ‘남전참묘’, ‘한서도래회피’ 화두를 통해 현실적인 욕망을 극복하고 종국에는 ‘대도무문’이라는 화두로 깨달음을 얻어 무상함을 극복하는 구조로 해석이 가능하다.
19세기 미국의 종교사에서 제2차 영적 대각성운동의 영향으로 인한 종교적 열정이 다양한 종교 운동을 이끌었고, 그 중에는 환상 체험을 통해 영적 권위를 드러내는 선지자들이 적지 않게 출현했다. 엘렌 화이트의 특별한 영적 체험과 사역은 그녀를 신적 권위를 가진 선지자로 받아들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울러 비평의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전통적 방식에서 그녀를 연구한 사람들은 그녀가 가지는 이런 신적 영향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역사적 방식의 연구가 발전하면서 신적 이미지로 강조되었던 엘렌 화이트에 대한 역사비평적 자료들이 나타나게 되었다.『엘렌 하몬 화이트』는 재림교회 역사학자들에 의해 엄정하게 시도된 “역사적 엘렌 화이트” 연구물로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판되었다. 이 연구서에서 역사가들은 그녀가 선지자인가?란 물음에 대한 학문적 답변을 추구하였다. 이 연구물에서는 엘렌 화이트의 다층적 정체성이 부각되었고, 그 한 층위에서 선지자로서의 역할이 드러나는 역사적 계기들이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엘렌 화이트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체성 논쟁은 이 연구를 계기로 좀 더 전문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