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림은 엘리엇의 황무지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를 상징주의적 방법으로 보여주며, 시대의 병적 징후를 정신분석적으로 진단을 내렸지만, 처방 전은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하였다. 이를 근거로 이 논문은 엘리엇의 황무지 와 김기림의 기상도의 무의식의 수사학을 비교 연구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였다. II부에서는 무의식의 암호기록법적 수사학으로 두 작품의 개괄적 특징을 밝혔으며, III부에서는 무의식의 환유 수사학으로 작품의 전개 양상을, IV부에서 는 무의식의 은유 수사학으로 작품의 주제의식을 밝혔다. 이로써, 본고는 황무 지와 기상도의 작품 전개상의 공통적 특성인 환유 수사학을 상징계가 붕괴 되어 대타자의 기능이 상실되고 의미화가 불가능해진 주체의 욕망이 분열 증식 하며 만들어내는 언어로 해석하였다. 한편, 대단원에서 황무지는 보편종교의 가르침, 즉, 이타주의와 평화주의의 회복을 주제 의식으로 제시하는 데서, 그리 고 기상도는 니체적인 초인사상의 가르침, 즉, 지상의 삶의 긍정과 영원회귀 를 주제 의식으로 제시하는 데서 본질적 의미를 생산하는 은유 수사학이 회복된 것으로 보았다.
본 논문은 마저리 켐프 서에서 마저리 켐프가 여성 설교가 금지된 중세 말 영국에서 어떻게 설교 수사학을 여성적으로 전용했는지 탐구한다. 켐프는 설교 단이라는 제도적 경계를 회피하면서 “대화와 좋은 말”이라는 우회적 표현을 통 해 설교의 본질을 수행했다. 특히 대중 설교의 형식인 서문-예화적 서사-기도문 구조를 차용하고, ‘피조물’이라는 자기지칭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예화로 구성 함으로써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 교훈으로 승화시켰다. 이는 아룬델의 칙령으로 대표되는 엄격한 종교 검열 체제 속에서 전복적 담론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창 의적 전략이었으며, 기존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자생적 장르로서 마저리 켐프 서의 독특한 문학적 특성을 형성했다.
본 논문은 리영리의 시가 세속적 감각과 영적 사유의 상호침투 속에서 계시 의 미학을 형성하고 전개하는 양상을 고찰한다. 리영리는 계시를 외부의 초월적 침입이 아니라, 호흡·기억·욕망과 일상의 물질적 표면을 통해 조용히 반향하는 내적 경험으로 그린다. 초기 시 기도했니? 에서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계시의 내면적 울림으로 제시되며, 이 방과 그 안의 모든 것 과 내가 당신을 사랑하 는 도시 에서는 에로스와 아가페가 만나는 지점에서 몸과 사물이 성례적 감각 의 장으로 변모한다. 후기 시에 이르러 이러한 성례적·케노시스적 비전은 더욱 심화되어, 몸은 부재의 장소에서 신적 발화가 생성되는 표면으로 전환되고, 시 쓰기 역시 신적 언어를 열어 두는 비움의 수행으로 제시된다. 사랑하는 이를 발명하다에서는 이 흐름이 내재적 성육신의 차원으로 확장되며, 계시는 영과 물질의 상호침투 속에서 발생하는 내재적 사건으로 재구성된다.
삼손과 욥은 똑같이 고통을 겪지만 삼손의 고통은 죄의 결과인 데 반해 욥은 잘못이 없음에도 고통을 당한다는 차이가 있다. 고통에 대한 삼손의 첫 반응은 죄에 대한 반성과 회개가 아닌 분노와 좌절,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를 의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문객들과의 대면을 통해 고통에 대한 삼손의 태도와 의식은 변하게 된다. 방문객이 건네는 위로의 말이 처음에는 삼손을 더욱 비참한 절망 속에 빠트리지만, 삼손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개와 하나님의 도움으로 고통을 극 복하고 재생한다. 고통은 육체적인 시력의 상실을 대체할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만들어 그는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섭리에 참여하고 이스라엘 구원자로서 의 소명을 완수한다. 욥의 고통은 죄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하나님은 왜 의인에게 고통을 허락하시는가?’라는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님은 욥이 궁금 해하는 질문들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의 침묵 속에 욥 의 고통이 시사하는 심오한 의미가 숨겨져 있다. 하나님의 침묵은 인간이 하나 님을 경외하고 순종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가 축복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 나님이기 때문이어야 함을 가르쳐준다. 삼손과 욥의 고통은 고통의 원인과 결과 보다 고통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가 중요함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19세기 초 수술의 발흥과 통증 완화에 대한 낙관 속에서, 의사이
자 시인인 존 키이츠(John Keats)가 고통을 어떻게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그 해
소를 모색했는지를 고찰한다. 키이츠는 로버트 버턴(Robert Burton)의 우울의
해부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우울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존재의 조건을 이해
했다. 무자비한 미녀 는 사랑의 황홀 이후 찾아오는 무기력한 소진을 통해 고
통을 잊게 하는 감각의 마비가 존재의 쇠퇴와 직결됨을 보여준다. 라미아 는
고통을 통해 획득한 존재의 변화와 감각적 사랑, 그리고 뒤잇는 환상의 붕괴와
파국적 소멸을 통해, 감각의 극한에 따른 파멸과 죽음을 그려낸다. 이 두 시 모
두에서 키이츠는 연인과의 사랑에서 오는 환희가 로더넘이 제공하는 진통 및
진정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일시적 대응일 뿐 궁극적 해법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는 감각적 사랑에 대한 절대화나 과도한 의학적 낙관론의
한계를 인식하고, 고통과 우울, 그리고 죽음을 인간 존재의 필연적 조건으로 수
용하며 하나님의 사랑에 의지함으로써 기독교적 초월의 경지에 이른다.
이 영화는 각 장에 부가한 제목과 함께 내용을 전개하면서 책을 읽는 듯한 느 낌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더 흥미로운 점은 무속신앙의 면모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혼령, 정령 등의 차이와 물과 불, 쇠와 막대 등의 상극 관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으로, 이성의 공간인 현실에 펼쳐진 비 이성적 개념인 혼, 귀 등에 대한 이해를 촉구한다.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묫자리는 어떤 개념으로 운용되는가와 그곳의 혼령과 억울함을 털어내지 못하고 죽은 혼귀가 정령으로 남아 산자들을 괴롭히는 것에 이르기까지 삶의 공간 속에 들어온 죽음의 의미는 무속 신앙에 대한 이해의 지 평을 확장하게 함을 알 수 있다. 물과 불의 관계, 쇠와 목의 관계 등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 종교적 시각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정령 에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종교적 제의가 사자들의 혼을 위로하고, 결국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을 풀어주는 것이 산자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삶과 죽음은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몸, 육체의 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 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혼령에 대한 이해는 곧 핏줄에 대 한 이해였고, 혼귀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해 그에게 말을 걸어 다가가는 방 법이 결국 무속신앙을 통해 재현되고 있음이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가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인 인본주의에 어떤 전환을 야기하는지를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중심으로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립 K.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 나타난 기술이 인간의 주체성을 침식시키는 문제를 탐구한다. 르네상스 이래 발전한 인본주의는 인간의 이성과 자율성 그리고 주체성을 강조해 왔으나, 21세기 생명과학과 정보기술의 급진적 발전은 기존의 인간상을 위협한다. 하라리는 인간을 생화학적 알고리즘으로 규 정하고, 비의식적인 시스템이 인간의 판단과 감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술 인본주의로 명명한다. 그는 기술이 인간 능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주체성과 자유의지는 약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는 예측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주체성을 위협하는지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미래 사 회에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역전된 신화를 드러낸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 중심 사회가 초래할 인간 정체성의 변화를 성찰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기술 발전 의 존재론적 함의를 숙고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글은 진 리스(Jean Rhys)의 굿 모닝, 미드나잇(Good Morning, Midnight) 을 분석함으로써 여성이 도시 공간 속에서 어떻게 억압되고 소외되어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모더니즘의 기원은 이성이 가진 힘을 통해 자유 와 해방을 추구했던 계몽주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또한 18세기 영국에서 자본주의와 소비주의가 등장하고 발전함에 따라, 여성은 상품 시장에서 일종의 능동성을 지닌 주체가 되었다. 굿 모닝, 미드나잇의 여주인공은 자본주의 시 장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묘사되지만, 여전히 억압과 착취를 당한다. 도시 공간 속 여성성의 재현은 성별, 시장, 모더니즘이라는 여러 겹의 층위에 의해 형성된 다. 이 논문은 사샤(Sasha)가 도시 공간 속에서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파 시즘, 식민주의, 가부장제, 경제, 계급)을 통해 어떻게 고통받는지를 보여주며, 그녀가 소비주의, 상품, 돈이라는 개념과 연관되어 정치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희생자로 묘사되는지를 분석한다. 리스는 모더니즘 안에서 젠더와 시장 의 권력 정치학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본 논문은 1816년 4월 21일에 바이런이 아내와의 이혼장에 서명한 이후, 당 해 8월까지 그의 이복누이인 어거스타에게 쓴 고백적이면서도 명상적인 시에 나타나는 서로 연관된 주제들, 즉 상실, 역경, 그리고 영적인 강화에 대해 시인 이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가를 분석한다. 그동안 주로 논외의 작품들로써 바이런 자신의 위기의 순간에 쓰인 어거스타에게 , 어거스타에게 보내는 시들 , 어 거스타에게 보내는 서간시 는 시인이기도 한 시적화자가 명성, 희망, 사랑의 유 한성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보여주며, 이러한 양상은 처음 두 시들에서 화자의 내적갈등으로 발전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째 시에서 화자는 이러한 침울 한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데, 이러한 면모는 그의 이성을 통한 자기절 제, 운명에 대한 현명한 수용, 그리고 영적 생명력에 대한 열망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어거스타 시들은 바이런의 후속 작품에 나타나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인 물들이 주로 보여주는 영적순례 주제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