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서든 국민들이 진정 잘 살 수 있으려면 물질적 복지뿐 아니라 ‘영적 복지’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종교는 ‘국민적 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움’의 결여로 인해 사회적 문제들이 제 기되자 한국 사회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게 되었는데, 종교교육은 인성교육의 매우 중심적 내용과 연관된다. 한국의 종교 현실은 무엇보다도 다종교 상황으로 특징 지워진다. 따라서 개개인이 자신의 종교에 대해 건전한 이해를 가지는 것 은 물론, 타종교인과의 공존이 종교교육에서 매우 강조된다. 이는 ‘인성교육’이 자신의 인간다운 본성을 찾아가고 또 타인의 본성을 배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 는 것과 맥을 함께 한다. 전통적 성년의례들이 단순히 육체적 성숙뿐 아니라 자 신이 포함된 문화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해내고 공동체의 타자들과 함께 살아가 는 길을 알려주는 것은 인성교육으로서 종교교육의 역할을 보여준다. 인류는 윤 리적으로 진화해왔다. 즉 점점 더 폭 넓게 주변 존재들에 동류의식을 개발해왔 다. 더 열린 종교관을 가르치는 것은 진정한 ‘인성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 연구의 목적은 작품의 주인공이 아프리카 전통 종교에 대항하면서 내적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다. 위대한 드라마 작가인 유진 오닐은 『황제 존스』에서 아프리카 전통 종교와 기독교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주인공을 성공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프리 카 전통 종교는 신비로운 힘이고 영적인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영적인 존재 인 살아있는 조상 혼령은 아프리카인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고 그것은 그 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극의 첫 장면에서 존스는 기독교 믿음의 핵심인,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그렇게 크지 않다. 예를 들어, 그는 은 총알만 이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아프리카 전통 종교의 신화를 만들고 있다. 비록 존 스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만든 은 총알에 의해서 죽임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구원의 가능성을 부여받는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내적 좌절을 경험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그리스도를 향해서 기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성공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업가 빌 코지 가족들의 부정적인 행위들이 난무하여 사랑의 상반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가족들의 불화의 원인 제공자는 빌 코지이다. 52세의 빌 코지는 11살 히드와 결혼을 하고 이 결혼 이 후, 가족들은 고통당한다. 특히 가족들의 싸움에 지쳤다면서, 빌 코지는 전 재산 을 내연녀에게 유산으로 남긴다는 유언장을 작성하여 가족 모두를 배반한다. 빌 코지와 그의 가족의 불화한 모습들은 호텔 주방장인 엘의 사랑을 부각한다. 엘 은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빌 코지에 대응하는 인물이다. 엘은 어 머니가 부재한 빌리 보이와 크리스틴을 양육한다. 그녀는 코지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재치 있는 대처로 각종 갈등상황을 해결하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불행에 빠진 사람을 돕는다. 또한 조금도 불법적인 금전상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엘의 사랑은 빌 코지의 살해와 대체 유언장 만들기로 완 성된다. 엘을 통해 모리슨은 사랑이란 고린도 전서 13장의 부정적인 행위들 즉 투기, 자랑, 교만, 무례함, 이기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고, 에리히 프롬이 설 명했듯이, 보호하고 책임지며, 상대를 존중하고 그의 처지에서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행위이며, 이에 더해 긍정적인 결과를 위해 계산 없이 과감하게 정의를 실 천하는 행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몽골의 영웅서사시인 『장가르』에는 칼미크-오이라드 민중들이 꿈꾸는 상황이 봄바국에서의 ‘잔치’로 그려진다. 이 잔치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풍부하고, 나라 의 영웅들 간에 평등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공간이다. 이 잔치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전쟁을 의미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잔치’에 다시 참여하는 것을 의 미한다. 『장가르』에서 태평성대의 시간으로 그려지는 잔치, 즉 칼미크-오이라드 민중들이 희구하는 잔치는 봄바국에서의 잔치만이다. 적진에서의 잔치는 전투를 촉발시키거나 전투를 준비하는 시간일 뿐이다. 칼미크-오이라드 민중에게 매일 의 삶은 전쟁과 그 결과로서의 패배였다. 혹독한 날씨와 싸워야 하고, 먹을 것이 부족한 땅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며, 전쟁 혹은 사냥으로 인해 항상 육체적 위협 속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몽골 사람들에게 『장가르』를 연창할 때 눈앞에 그려 지는 봄바국에서의 잔치는 그 자체로 큰 위안이자 희망이었을 것이다. 추위와 굶 주림, 끊임없는 전쟁과 패배의 상황으로부터 그들을 구원해 줄 영웅으로 장가르 가 호출되었고, 그를 통해 새롭게 창조될 세상은 봄바국에서의 잔치로 구현되었 다. 『장가르』를 원형으로 하여 이를 반복하고 재현함으로써 오이라드 민중은 부 정합적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상상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 논문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시대 다라니경전류와 관련된 문헌들 을 고찰하여 왕실발원판 『오대진언집』이 조선시대에 민중들의 관음신앙을 형 성하여 발전하는데 미친 영향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세 단계로 논의를 전개하였는데, 첫째는 오대진언집의 성격을 규명하고, 둘째는 왕실발원판의 간행자의 의도와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고, 셋째는 왕실발 원판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이 과정에서 밝혀진 것은 첫째는 오대진언집이 관음 신앙을 위한 다라니들을 모아 간행되었다는 점, 둘째는 인수대비가 민중들이 쉽 게 다라니를 독송하도록 다라니를 언해로 표기하였다는 점, 셋째는 관음신앙을 선양하기 위하여 영험약초 를 언해하였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왕실발원판이 조선 후기까지 민중들의 관음신앙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왕실발원판의 일부분인 영험약초 가 독립적인 문헌으로 간행되어 조선 후기까지 유통되었다는 것을 규장각 소장 문헌들을 통해 밝혔다.
‘효’라는 주제에 가려 주목 받지 못하지만, 『심청전』에는 인간의 종교적인 모습들이 많이 담겨있다. 방민호의 소설 『연인 심청』(2015)은 종교적, 신화적인 요소들을 고전소설 『심청전』보다 더 분명히 보여준다. 방민호는 『심청전』을 재해석한 이전의 현대작가들과는 달리, 신앙의 대상인 초월적 존재들을 등장시 키고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계속 서술하는 등, 『심청전』의 신화적 내용을 과감 하게 수용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연인 심청』은 『심청전』이 뚜렷이 드러내지 않은 인간의 종교적인 면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작품에서 심청은 끊임없이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부조리한 세상 너머의 가치를 추 구한다. 이런 면에서 심청은 엘리아데가 말한, 매우 전형적인 ‘종교적 인 간’(Homo Religiosus)이다. 둘째, 방민호는 심청을 통해, 종교적 인간이 불완전 하고 가변적이고 무의미한 자신의 삶과 대조되는 완전하고 불변하며 유의미한 성스러움을 지향하고, 그 성스러운 존재가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을 갈망하 는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 『연인 심청』은 심청의 진정한 사랑이라는 초월적인 능력으로 욕망에 눈먼 인간들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심청은 고통과 부 조리의 세상 속에서 종교적 속성을 바탕으로 자신과 남을 구원하는 신화의 주 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화가 인간에게 제시하는 모범적 본보기의 역할을 충 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비해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부각되고 있다. 인성에 대한 이해 와 좋은 인성의 내용을 모색하는데 문학은 효과적인 텍스트이다. 그 중 김별아 의『미실』은 신라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의 권력 관계와 일상적인 삶, 신라시대의 독특한 풍속을 다룬 역사소설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하여 인성의 형 성과 변용 과정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미실』을 통해서 볼 때, 인간의 인성이 란 선험적이거나 이상적이고 단일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과 시대정신, 인간 관계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회 구조와 인생의 희로 애락을 통해서 변용되는 것임을 통찰하게 된다. 인성교육은 건강한 시대정신과 사회적 가치가 먼저 마련될 때 효과적이며,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인간관계 를 중시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가능하다. 김별아의 미실은 다양한 인물을 통해서 오늘날 인성 교육을 하기 위한 중요한 인성형성의 기제를 성찰하게 해 주는 작품이다.
이 논문은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에 드러나는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과정을 데리다의 열린 주체성 개념과 레비나스의 타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우리 의 주체성을 형성한다는 관점에 입각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고인의 죽음이 가져 다준 슬픔을 극복하고 본래의 자아를 되찾는 것이 애도의 성공이라고 본 프로 이드와는 달리, 데리다는 우리의 주체성이 어느 단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므 로 되찾아야할 주체가 있을 수 없고, 때문에 애도의 과정은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되어야 할 것이며, 타인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면서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 져가는 것이라고 본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이 가져다주는 무력감 과 어머니의 죽음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어머니가 강조했던 건전 하고 선한 삶에서 일탈한다. 그러나 그녀는 PCT에서의 고된 트레킹을 완수하면 서 어머니의 존재가 자연 속에 거함을 느끼며 죽음이 자신에게 어머니와의 단 절을 가져오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산 속에서 고독하고 힘겨운 여정을 완수하 면서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벗게 되는 그녀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묻는 질문 에 답하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 될 것임을 느끼며 그것을 감당할 결심으로 여행 을 끝낸다. 그녀의 애도는 어머니의 죽음 이전의 자아를 되찾고 죽은 이와 자신 을 분리시키는 임무가 아니라, 죽은 어머니를 반추하며 앞으로 자신의 삶을 통 해 살아남은 이의 책무를 다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예이츠는 『오이디푸스 콜로누스』(Oedipus at Colonus)에서 아일랜드인들 에게 민족 공동체의식과 독립의식을 고취시켰다. 그는 아일랜드인들의 식민주 의적 삶을 오이디푸스의 디아스포라적 삶에 투영시켜서 아일랜드인들에게 민족 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려고 노력했다. 오이디푸스의 고통스런 삶은 아일랜드인 들의 삶을 반영한다.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었지만, 자신의 과거의 불선업때 문에 아테네의 콜로누스로 추방당한다. 그는 아테네에서 디아스포라적 삶을 통 해서 자신의 과거의 불선업을 정화시켜서 결국 반신반인의 반열에 이르렀다. 그 의 디아스포라는 스스로 과거의 업을 정화시키는 순례길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다양한 등장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디아스포라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 한 전형적인 원형을 제시했다. 이러한 오이디푸스의 삶은 현대인들에게 정말로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를 반추해 보도록 만들고, 궁극적 실재를 완성하기 위하여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모형을 제시했다.
캐러독 에반스는 단편집 『마이 피플』을 통하여 웨일즈 인들의 삶을 지배해 왔던 비국교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웨일즈의 신앙과 문화, 관습을 비판적으 로 인식했던 20세기 웨일즈 문학의 선두주자로 평가되는 에반스는 비국교주의 의 타락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가부장적인 남성신을 섬기는 율법 중심의 폐쇄 적인 공동체를 그려내었다. 『마이 피플』에서 그의 비판 대상은 예배당의 목사 와 장로들뿐만 아니라 예배당 중심의 공동체 바깥에 위치한 거짓 예언자와 가 난한 노파에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구약적인 세계관에 근거하여 성경과 말 씀을 문자 그대로 고수하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역 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성경의 자유로운 해석을 그 존재의 근거로 시작되었던 웨일즈의 비국교주의는 웨일즈인의 선민의식과 율법주의에 기초한 예배당 중심 의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되었고, 공동체 내의 어느 구성원도 비 국교주의의 부정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작품에서 보여준다.
스티픈 밀러의 『일요일의 특이한 이력』은 대서양 양안의 영어 사용 저술가 들의 일요일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살피는 책이다. 그들 중에는 목사, 화가, 소 설가, 시인, 철학자, 비평가 등이 포함된다. 밀러는 기독교인들을 대강 세 그룹 즉 준수자들, 실천하지 않는 자들, 타락한 자들로 나누었다. 준수자들에게 일요 일은 성일이며, 또 다른 이들에게 일요일은 성일이자 휴일이다. 일요일을 성일 로 아는 사람들은 보통 엄격한 일요일 준수로 몰아가는 안식일 준수자라 불린 다. 안식일 준수 가정에서 자란 작가들은 대개 우울한 일요일을 지냈으며 그들 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반응하였다. 일요일에 관한 논쟁들은 종교개혁 이후 역사를 통하여 성과 속 두 축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흐름을 이 루어 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철저한 안식일 준수 강조의 힘이 약하지만, 곧 강 한 힘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밀러의 책은 많은 자료를 섭렵하였다. 매우 흥미롭고 지식이 풍부한 책이지만 가끔 산만한 것이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