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달, 전쟁으로 야기되어 계속되는 세계 정치와 경제 의 불안정성, 그리고 각 개인의 다양한 공적, 사적 갈등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과 신앙의 위기를 가져왔다. 매슈 아놀드는 문화적 보고의 중요한 요소인 시가 갖는 특성과 역할을 통하여 종교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약화 되어가는 종교적 믿음을 활성화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 논문은 아놀드의 시 와 산문 작품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그의 통찰력 있는 다양한 시각을 재조명한다. 아놀드는 영국 시인 중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도 시 작품과 종교교 육의 긴밀한 연관성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였던 선구자 역할을 한 작가였다. 그는 이러한 두 분야의 밀접한 관계를 토대로 독자를 교육함으로써, 이들이 영 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초월한 삶과 세계에 대한 안목과 사고력 도 계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 논문은 아놀드의 작품이 문학과 종교적 가치 의 상호 역동적인 관계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를 고찰한다. 아울러 그는 시 속에 담긴 지혜와 기쁨을 통해 우리가 고양된 가치를 추구하게 함으로써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논문은 2021년 부커상 수상작 데이먼 갤것의 약속을 중심으로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사회에서의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 대해 분석한다. 남 아프리카의 프리토리아 지역에 정착한 아프리카너 가족에 기반한 소설에서 주 인공 아모르는 엄마가 사망하기 전 하녀 살로메에게 묶고 있는 집을 주고 싶다 는 약속을 귀담아듣는다. 하지만 가족은 네덜란드 개혁파 기독교의 위선과 탐욕 을 드러내면서 죽기 전 유대교로 개종한 엄마의 소원을 없던 일로 치부한다. 일 부는 남아프리카의 법에 의해 흑인이 백인의 집을 소유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 세우며 아모르가 엄마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한다. 여전히 인종차별 과 종교적 갈등이 내재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아모르는, 언니와 오빠가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후, 자신의 소신에 따라 살로메에게 대가 를 지불한다. 이처럼 약속은 여러 제약 조건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자신만 의 약속을 수행하는 아모르가 종교적 인간의 한 예를 보여주는 것으로 읽을 수 있겠다.
고대 이집트의 세드 축제는 파라오의 즉위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나이 든 파라오는 오시리스와의 합일을 통해 죽음과 환생을 경험함으로써 육체적 힘과 통치력을 회복하고자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본 논 문에서는 파라오의 재생이 오시리스와의 합일과 정액의 형태인 세드(웹와웨트) 로서 오시리스로부터의 방출,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머니 여신 하토르(이시스)의 자궁에서의 잉태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세드(웹와웨트)는 세드 축제 기간 동안 왕 앞에 놓인 깃발에 나타난다. 이 깃발에서 웹와웨트는 왕의 태반으 로 알려진 쉐드쉐드라는 부적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왕은 웹와웨트의 모습으로 어머니 여신의 자궁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주물은 이집트에서 흔히 알려진 태반 모양과 다르며, 도상 학에 묘사된 웹와웨트는 쉐드쉐드를 향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웹와웨트가 아직 임신하지 않은 처녀의 자궁과 자궁경부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동조자에 대한 기존 연구는 탈식민주의, 난민 서사, 분열된 정체성에 집중 해 왔다. 그러나 본 논문은 주인공의 종교적 의식과 가톨릭적 상징체계를 중심 으로 서사를 재해석한다. 특히 주인공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쓴 자술서를 메타서 사 핵심 장치로 보고 ‘글로 쓴 고해성사’로 규명한다. 이 자술서는 그가 공산당 자아비판 형식을 거부하고 가톨릭 교리 문답 형식에 맞추어 쓴 것으로 개인의 양심․죄의식을 결합해 고해성사의 기능을 수행한다. 아울러 주인공은 이를 통 해 분열된 자아를 서사화하고 치유와 통합을 경험한다. 종교를 부정하는 그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성당과 고해성사 형식의 반복은 그가 지닌 종교적 무의식을 드러낸다. 또한 고문, 탈출, 보트 피플 서사는 요한 묵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 개념과 연결되어 죽음과 재생, 구원의 서사로 재구성된다. 결국 메타서사 구 조와 종교적 상징체계는 주인공의 분열된 정체성을 통합하고 상징적 재탄생으 로 이끈다.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2025)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 (1997)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기본 이야기 구성은 원작을 바탕으 로 하고 있지만, 작품의 배경과 미장센이 섬세하게 연출되어 인간 삶을 다층적 이고 다면적으로 성찰하도록 한다. 작품의 주인공인 유만수는 [태양 제지]의 한 생산 부서에서 반장으로 일하는 50대 초반의 인물이다. 그는 미국회사에 인수 된 사측으로부터 경영 해고를 위한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도록 요구를 받지만, 동료 노동자들의 입장을 옹호하며 사측의 정책에 따르지 않는다. 명리학의 십성 이론을 바탕으로 해석하자면, 동료애와 올바름의 가치를 지향하는 주인공은 비 견과 정인의 삶을 견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유만수 자신도 결국 해고자에 포 함되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생존을 위한 재취업을 위해 분투한다. 이 과정에 서 동료는 경쟁자이자 적으로 변모하고,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제거해 야 할 대상이 되고 만다. 그는 재취업의 잠재적 경쟁자 2명을 사살하고, 욕망의 대상자를 살해함으로써 마침내 취업에 성공한다. 그는 경쟁자와 겁탈자 그리고 편법과 잔인함의 심리를 보여주는 겁재와 편인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디지털 기 술과 자본주의가 병존하는 사회에서 인간 마음의 변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