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검색조건
좁혀보기
검색필터
결과 내 재검색

간행물

    분야

      발행연도

      -

        검색결과 1

        1.
        2012.12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채만식의 <沈봉사>(1936)는 고소설 <심청전>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지극 한 효심에는 용왕과 국왕, 부처님까지도 감동해 많은 복덕을 받게 된다는 <심청전>의 이야기골자는 <심청전>이 청ㆍ관중들 사이에 유통되던 시기, 유효한 가치를 발산할 수 있었다. 반면 <沈봉사>에는 이러한 초월적 힘을 행사하는 존재 가 사라진다. 인당수에 빠져 죽은 심청이 다시 환생하지 않는 이유에서이다. <沈 봉사>는 원천텍스트 <심청전>의 신화적 성격을 걷어내고 일본에 의해 이식된 서 구근대화를 배경으로 삼는다. 이 과정에서 심청의 죽음과 환생은 심봉사의 눈뜸에 대한 욕망과 좌절이라는 명제로 치환되었다. <沈봉사>의 주인공인 심봉사는 자구 권을 상실한 조국의 무능함에 비유될 수 있으며, 그의 자발적 안맹은 비로소 현실 을 인식하게 된 조국의 상황과도 흡사하다. 곧 심봉사의 욕망과 좌절은 근대화 공 포에 휩싸인 식민지조선의 욕망과 좌절이다. <沈봉사>는 심봉사의 욕망과 심청의 죽음을 대립시킴으로써, 일본식 근대사회를 갈망하는 권력주체의 욕망에 의해 일 개 수단으로 전락한 개개인의 도구화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반면 채만식은 <심청전>의 근대적 변형에 있어 원전이 지닌 전통요소들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沈봉사> 텍스트에 등장한 방상시(防喪氏), 상여소리, 판소리기법, 운문 낭독대사 등의 차용은 그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점을 극명하게 해준다. <沈봉사>에 표현된 전통요인들은 ‘조선적인 것’의 계승을 통해 독자들에 게 민족정서를 환기시켜주었다. 이 전통요소들은 일본제국주의가 열망했던 전근대 적 전통사회의 붕괴와 의식의 식민지화에 대항하는 민족정체성의 복구이자 민족적 유대감을 진작하려는 민족의식의 발현이라 말할 수 있다.
        6,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