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은 환자들의 흉측한 모습으로 인하여 중국에서 ‘천형’으로 불리었고, 환자들 은 극심한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소위 ‘서발터니티(subalternity)’로 부를 수 있는가? 근대에 들어오면서 한센병의 치료 체계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센인들은 당 시 정권 및 대중들에게 골칫거리였기에, 비인격적 대우 및 치료를 받거나 인적이 없 는 곳으로 추방을 당하였다. 즉, 한센인 자체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는데, 이는 도덕적 및 민족적 낙인찍기와 연관된다. 중국 고대에 관습적 도덕 결함을 구실로 한 도덕적 낙인이 근대 시기에도 여전히 존재한 것이다. 여기에다, 서양 문물에 영향을 받은 중국 엘리트들은 이들을 민족적 수치로 여겼다. 이와 같은 낙인은 장제스 국민정부의 공권력에 의한 ‘공적 제재’ 및 민간 차원의 ‘사적 제재’를 통해 실현되었다. 이러한 각종 제제는 일반인들을 보호하고 한센인을 치료 후에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시선에서 사라지게 만 들기 위한 행위였다. 그 과정에서 한센인들은 사회적으로 배제되어 무권력화 되었고, 권력은 이러한 한센인들을 훈육시켜 차별에 순응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한센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낙인, 제재 등에 목소리를 내거나 저항하기 힘 들었다. 즉,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하여도 기성 매체들은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고, 스스로 발화한 목소리는 그들 사이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서발터니티’로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