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로카이트(todorokite)는 3 × 3 망간 팔면체로 이루어진 상대적으로 큰 나노공극(nanopore)을 가지는 터널구조의 산화망간광물로 나노공극에 다양한 양이온 함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금속이온 거동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주로 결정도가 낮고 다른 산화망간광물들과 함께 집합체로 발견되어 나노공극 내부 양이온의 배위(coordination)구조는 실험만으로 여전히 규명하기 매우 어렵다. 이번 논문에서는 고전분자동력학(classical molecular dynamics, MD)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토도로카이트 터널에 함유된 Mg2+ 이온의 배위구조에 대한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소개한다. 기존 실험에서는 토도로카이트 내부에 함유된 Mg2+가 공극의 중앙에 우세하게 자리한다고 알려져 있다. MD 시뮬레이션 결과, Mg2+ 이온의 약 60 %가 나노공극의 중앙에 위치하지만, 약 40 %의 Mg2+는 광물의 표면에 해당하는 공극의 코너에 위치하였다. 공극 중앙의 Mg2+는 수용액에서처럼 물 분자와 6배위수를 보였다. 공극 코너의 Mg2+ 역시 6배위수를 보였는데, 물 분자 이외에도 망간 팔면체 표면 산소와 배위를 보였다. Mg2+ 이온의 동적 거동을 파악하기 위해 계산한 평균 제곱 변위(mean squared displacement) 결과에서는, 수용액 벌크(bulk) 상태에서 갖는 물 분자와 양이온의 동적 성질이 토도로카이트 1D 나노공극에서는 유지되지 못하고 잃어버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핵폐기물을 고화시키는 재료로 사용하는 붕규산염(borosilicate) 유리의 용해는 지층 처분장에 처리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생태계 유출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화학반응이다. 습식 실험에서 유리의 용해속도(dissolution rate)는 유리 화학조성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이 관찰된다. 유리의 bulk 구조를 규명한 분광분석 실험에 의하면 유리의 화학조성과 분자수준(molecular-level) 구조(예: SiO4 사면체의 연결구조와 B 원소의 배위구조) 사이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화학조성에 따른 유리 용해도의 차이는 조성에 따른 bulk 내부구조의 변화로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유리 표면은 수용액과 계면을 이루면서 용해 과정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화학조성에 따른 표면구조 변화에 대한 지식 또한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 MD)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4가지의 다른 화학조성을 가지는 소듐붕규산염 유리(xNa2O·B2O3·ySiO2 화학조성)에 대하여 bulk 구조와 실험으로 얻기 어려운 표면(surface) 구조를 연구하였다. MD 시뮬레이션은 유리 표면의 화학조성과 분자수준 구조가 bulk의 것과 매우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본 연구의 MD 시뮬레이션 결과는 화학조성에 따른 유리 용해도(특히 초기 용해과정)는 bulk 구조의 변화보다 유리 표면구조의 변화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표면구조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