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조각 작품 <14살의 어린 무희 Little Dancer Aged Fourteen>(1881)에 대한 연구이다. <14살의 어린 무희>는 그녀의 정체성을 매춘부로 드러냈으며, 이에 제6회 인상파전에서 발표되었을 당시 엄청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드가가 <14살의 어린 무희>의 정체성을 매춘부로 드러내기 위해 적용했던 이론은 당시 유행했던 발레-팬터마임과 관상학이었으며, 이 두 이론을 적 용했던 이유는 둘 다 인간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14살의 어린 무희>의 발레-팬터마임에서 차용된 오만함의 자세는 오페라를 찾은 부르주아 남성들과 은밀한 관계를 맺었던 어린 무용수의 부정적 이미지를 함축하여 암시했고, 관상학에서 범죄자나 매춘부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정의한 악덕 관상을 어린 무희의 얼굴에 새김으로써 무용수라는 직업 이면의 매춘을 상상하도록 했다. 예술작품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무용수 묘사는 고대에서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근대 하층 노동자 계급의 표상인 파리 무용수의 조각적 형태의 매우 사실적인 재현은 드가의 <14살의 어린 무희>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14살의 어린 무희>는 매춘부라는 주제를 당시의 사회 문화적 담론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전통적 미술의 기준에 도전했다. 결국 드가의 <14살의 어린 무희>는 근대 생활의 양상과 그 시대의 이슈를 드러냈던 것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