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이 천착하는 것은 예수회의 무굴 제국 선교 역사 가운데 스페인 출신의 선교사 제롬 사비에르가 이끌었던 제3차 선교이다. 특히, 그리스도교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던 무굴 제국의 황제 악바르의 요청에 따라 사비에르가 집필한 Mirʾāt Al-Quds (The Mirror of Holiness)에 주목한다. 악바르는 사비에르에게 그리스도의 생애를 페르시아어로 집필할 것을 요청하였고, 사비에르는 1602년 Mirʾāt Al-Quds라는 제목의 저서를 황제에게 봉헌했다. 사비에르는 이 책을 통해 일차적으로 악바르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신성을 입증하고 악바르를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사비에르의 Mirʾāt Al-Quds는 무슬림의 예수 이해와 충돌을 일으켰고, 결국 악바르의 후계자인 자한기르 시대에 예수회 선교사와 무굴 제국의 무슬림 학자들 간의 궁정 토론을 촉발하였다.
본 연구는 무굴 아크바르 황제의 명으로 제롬 하비에르 선교사가 예수 의 생애에 관해 저술했던 『거룩함의 거울』의 텍스트와 이미지의 제작 의 도에 관한 문화 종교적 분석이다. 먼저 아크바르 황제는 예수의 생애에 대 해 다양한 종교에 관한 이성적 관심의 일환으로 예수의 기적과 신성에 관 해 왕권 강화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다. 한편 제롬은 황제를 개종시킬 목 적으로 무굴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면서 예수의 생애와 접촉점이 될 만한 내용을 선택하여 저술했다. 또한 무굴 궁정의 화가들은 제롬의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슬람과 힌두교 종교예술 양식과 서양 기독교의 양식을 혼합하여 예수의 생 애에 관한 그림을 그렸다.『거룩함의 거울』에 나타난 이러한 문화적 종교 적 대화를 통해 직접적인 개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방적이고 강압 적이지 않았고 서로의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이 있었다. 이 러한 무굴제국의 문화 적응적 예수회 선교의 예는 오늘날 여전히 어려움에 봉착한 인도의 모슬렘, 힌두교인의 선교방법에 대화를 통한 선교의 긍정적 선례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