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한 중세기독교 해석: 『베오울프』, 『거나의 딸』, 『장미의 이름』을 중심으로
이 논문은 출처와 장르, 시대와 정서에 있어 상호 유사성이 희박한 『베오울프』, 『거나의 딸』, 『장미의 이름』이란 세 개의 독특한 문학작품 속에 나타나는 기독교적 요소를 도출하여 중세기독교의 모습을 그리려는 시도이다. 비록 유사성은 희박하지만 이 세 작품은 이교도의 시대에서 기독교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형태로부터 서양의 종교로 자리매김하여 완성된 형태에 이르는 다양한 중세기독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세 초기가 게르만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둔 영웅 중심의 이교도 사상의 잔재를 드러낸다면, 시대가 흐르면서 중세는 신학적, 교리적 정통성을 고수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논쟁에 휩싸이는 기독교 중심의 철저한 종교적 시대로 변해간다. 이런 중세기독교의 특징은 이들 세 작품 속에 독특한 방식으로 나타나면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전사, 여성, 혹은 수도사의 삶이 기독교 신앙에 의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이 논문은 고대영어로 쓰여진 남성 중심의 서사시 『베오울프』를 대표적 중세작품으로 놓고, 14세기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현대 역사소설 『거나의 딸』을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비교 분석하여 문학에 나타나는 이교도와 기독교 사상의 혼합을 증명한다. 한편, 14세기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역사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은 중세기독교 세계에서 진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진리는 마지막 장면이 암시하듯, 불에 타다 남은 조각처럼 의미 없는 잿더미에 불과하다. 이 소설에서 진리란 인간이 감히 도달할 수 없는 하나님의 무한한 전능함이 만들어내는 유희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이런 중세적 특징들로 점철된 당시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작품과 그것을 모방한 현대 문학이 어떻게 우리에게 중세기독교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This study is an attempt to draw a picture of medieval Christianity reflected in three different literary works: Beowulf, Gunnar’s Daughter, and The Name of the Rose. Though unrelated in any way in terms of their origins, periods, genres, or sentiments, these works combined together show a multifaceted world of medieval Christianity from its transitional period to the time of the established religion in the western world. The medieval world is sometimes colored by paganism with its deep root in Germanic culture or sometimes engrossed in endless debate over theological and dogmatic orthodoxy. This study finds these characteristics of medieval Christianity well reflected in these fictional works, giving us a glimpse of how people are influenced by the Christian faith as warriors, women, or monks. So Beowulf, an Old English epic poem, and Gunnar’s Daughter, a modern historical novel set in around the tenth century Norway and Iceland, are compared and contrasted in order to demonstrate the mixture of pagan and Christian elements in literature. And The Name of the Rose, a historical murder mystery set in the fourteenth century Italian monastery, is analyzed with a view to finding an answer to the question of what is truth in the medieval world. The author’s pursuit of truth, however, comes to nothing as indicated at the end of the novel. These medieval characteristics put together tell us how Christianity is represented in the original literature from the period or in the imitated world of literature created by modern wri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