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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곤충생리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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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응용곤충학회 (Korean Society Of Applied Entomology)
초록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하게 이야기되는 과학용어(구글 검색 약 140만건)가 되었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충학 분야에서 주의하는 분야는 돌발해충 또는 남방계 해충의 서식지 확대를 포함하게 된다. 특별히 겨울 기간 평균 온도 상승은 해충의 월동 성공률을 높여 이듬해 대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해충의 발생 시기 및 밀도를 예측하는 데에는 정확한 기후 환경변화 예측 뿐만 아니라 기후 적응력 변화에 대해 곤충이 보이는 생물적 다양성 정보가 필요하다. 본 발표는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하여 휴면 기작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남방계 해충 가운데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을 대상으로 내한성 및 발육 생리를 토대로 곤충 생리적 다양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정 곤충의 내한성 양상을 분류하는 데 기준이 되는 체내빙결점(또는 과냉각점, supercooling point: SCP)이 실내 집단의 경우 -26.8℃ (알) ~ -10.4℃ (5령충)로서 발육시기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야외집단은 다소 높은 SCP를 보여 환경 가운데 다양한 빙핵형성물질 또는 세균의 존재에 따라 차이를 나타냈다. 그러나 파밤나방은 이 기준 SCP 보다 높은 저온에서 노출기간에 비례하여 사망률이 증가하는 전형적인 동결감수성 곤충으로 판명되었다. 즉, 체내 빙결을 견디지 못하는 파밤나방은 SCP를 낮추어 저온 노출에서 빙핵형성을 억제하는 내한성 기작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내한성 기작으로 파밤나방은 급속내한성유기(rapid cold hardening: RCH) 기작을 전체 발육시기에서 나타내 환경의 점진적 변화에 대해서 대처하는 생리기작을 보유하고 있다. 이 RCH에 관여하는 물질은 글리세롤로서 4℃ 조건에서 6시간을 노출시킬 경우 5령 유충은 혈림프 중 글리세롤 농도가 초기 0.7 mM에서 4.0 mM로 증가하였다. 내한성유기에 미치는 글리세롤의 영향은 이 물질을 합성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인 glycerol kinase 발현을 억제할 경우 RCH가 일어나지 않는 데에서 입증되었다.
이상의 파밤나방 내한성 분석은 저온에 대한 이 곤충의 생리적 현상을 밝히고 한계능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상대적 척도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이 해충이 월동이 가능한 지를 결정하는 데에는 또 다른 요인들이 관여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 가운데 비교적 높은 저온에서 장기간 노출에 따라 나타나는 간접 비동결피해(indirect nonfreezing injury) 유무가 포함된다. 파밤나방 발육시기별로 0℃ ~ 15℃ 까지의 비교적 높은 저온에서 3주간 노출실험이 진행되었다. 알의 경우 모든 처리 온도에서 3주 100% 사망률을 나타냈다. 반면 다음으로 번데기의 경우 다른 온도에서는 100% 사망률을 보인 반면, 15℃에서는 약 60%의 생존율을 나타냈다. 유충은 10℃에서도 생존을 보였다. 즉, 파밤나방 모든 미성숙 발육시기는 간접 비동결피해를 나타냈다. 비교적 낮은 간접 비동결피해를 보였던 유충 시기는 저온 노출에 따라 발현 유기된 Hsp70 열충격단백질의 영향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라 월동 성공률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내한성 정도를 기반으로 장기적 저온 노출 평가가 수반되어야 하며, 여기에 집단 간 내한성 유기 능력의 변이를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평균온도 상승은 변온동물인 곤충에게는 발육속도에 변화를 주게 된다. 특별히 생태학적 측면에서 곤충의 발생 예측에 기준이 되는 발육영점온도는 이러한 곤충 발육 속도 및 발생 횟수를 가늠하게 하게 하는 기준점이다. 즉, 이론 추정치인 발육영점온도를 통해 알로부터 성충에 이르기까지 발육에 유효한 적산온도 산출로 특정 해충의 연중 세대수 및 발생 최성기를 추정하게 된다. 그러나 이 발육영점온도에 대한 생리 및 생화학적 특징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파밤나방 5령충의 발육영점온도(15℃)를 기반으로 온도 증가(20, 25, 30℃)에 따라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비교하였다. 동일한 집단을 25℃에서 사육시키고 얻은 갓 탈피한 4령충을 상기의 4 가지 서로 다른 온도로 처리하였다. 이후 발육하여 5령으로 탈피한 유충을 동일 개체수로 임의 선발하여 전체 RNA를 추출하고, 다시 각 온도별로 상이한 염기서열 표지를 말단에 연결하였다. 이후 전체 처리 RNA를 혼합한 시료를 대상으로 Illumina-HiSeq2000으로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후 각 말단 표지를 바탕으로 처리 별 전사체를 구분하고 비교 발현 유전체 연구를 실시하였다. 총 분석된 전사체의 염기서열은 각 처리가 유사한 전사체량(9.7 - 11.8 Gb)으로 구성되면서 전체 약 40 Gb의 양으로 분석되었다. 이들을 de novo assembly 한 결과 전체적으로 82,642 개의 contig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가운데 4 처리 모두에서 발현된 contig는 27,700 개 이며, 시료에 따라 RNA 추출량에 대한 보정을 하여 상호 발현 양상을 분석하였다. FPKM (fragments per kilobase of exon per million fragments mapped)으로 유전자 발현량을 표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별 전체 발현패턴을 군집분석한 결과, 15℃에서 성장된 파밤나방은 다른 발육 온도에서 성장된 파밤나방과 유전체 발현 양상에서 현격하게 구분되었다. 흥미로운 현상은 발육영점온도인 15℃에 비해 성장 허용 온도에서 오히려 발현량이 줄어드는 전사체 종류가 증가하는 전사체 수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4 배 이상의 유전자 발현량을 주는 대표적 유전자들을 선발하였다. 발육영점온도에 비해 증가하는 전사체는 라이보좀 관련 단백질이 포함된 반면, 감소하는 전사체는 휴면 특이적 펩타이드와 유충표피층단백질을 포함하였다. 곤충의 발육에 중요한 인슐린신호전달계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추가로 분석되고 있다. 이상의 결과는 온도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생체내 유전인자의 다양성을 보여 주고 있고, 이들의 역동적 유전체 변화(염기서열 변화 및 발현량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라 곤충의 변이 잠재성을 암시하고 있다.

저자
  • 김용균(안동대학교 생명자원과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