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생명과학의 발달은 인류에게 영원한 번영과 행복을 가져다 줄 열쇠로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특히 최근의 첨단생명과학의 현실을 보면 너무나 일천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짧은 역사 속에 이룩한 업적이 자랑스럽게도 생각된다. 오늘날 과학문명의 이기를 비롯한 인류의 모든 선진문화의 혜택은 이념의 변화와 경제성장에 그 기초를 두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기에서 나는 해방 전 우리 민족이 세계적인 최빈국(貧國)일 때 초등학교를 다녔고, 8.15해방과 6.25전쟁, 4.19학생운동과 5.16군사혁명을 거치는 동안 대학을 나와 2002년 65세의 나이로 대학 강단을 떠날 때까지 40여 년간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한 가닥을 잡고 씨름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생명과학의 연구란 틀 속에서 맴돌았던 꿈만 같았던 지난날을 정년 후 9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유년시절의 꿈과 60년대(GNP 79불) 선배들의 명에 순종하여 강의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실험하고 논문을 써 댔으며, 70년대(GNP 255불)에 와서 주어진 자연의 생명현상을 계수화 하거나 인위적으로 변형시켜 계수화 하는 논문을 작성하던 때를 지나, 80년대(GNP 1,000불)에 들어서 선진연구방법을 모방 응용하는 연구와 논문을 작성하였다. 90년대 이 후 6,000불을 넘어서면서 오늘날과 같은 첨단기기의 설치와 기법의 도입으로 연구를 시작했으나, 2002년(GNP 12,100불) 이미 65세 정년퇴임의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우리 교실의 연구방향은 방명걸 교수팀의 “정자의 수정에 관련된 연구”와 류범용 교수팀의 “정원줄기세포에 관련된 연구”가 뒤를 이어갈 것이다. 교육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한 후 멈추지 않고 오직 앞만을 향해 굴러가고, 과학의 발달은 내리막 경사의 레일 위를 달리는 제동장치 없는 기관차와 같이 영원히 구르고 달려갈 것이다. 이제 20,000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후학들에게, 잠시나마 참담했던 나의 과거와 뒤늦게 정신을 차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엮어 여러분과 함께 부담 없는 회고의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습니다. 인간의 행복을 가져다 줄 생명과학을 비롯한 과학문명의 발달은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에 비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저는 이 시간이 제 일생에 가장 뜻있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