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동물의 성은 자웅이체와 자웅동체로 구분된다. 자웅동체는 동시자웅동체 (simultaneous or synchronous hermaphroditism)와 비동시자웅동체 (sequential or asynchronous hermaphroditism)로 구분되는데, 비동시자웅동체는 성의 전환을 의미한다 (Heller, 1993; Gosling, 2004). 일반적으로 자웅이체의 경우, 개체의 형태학적 성을 확인한 후, 암수로 표현되는 것은 그 개체의 생활사 가운데 일정시기에 한정된 것이다. 이들의 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개체의 연속적인 성의 변화 추적이 필요하다. 이매패류의 성전환 가능성에 관한 간접적인 증거는 개체군 수준에서 크기에 따른 성비 변화이다. 또 다른 간접적인 증거는 상당수의 이매패류들은 생식주기 동안 생식소조직이 완전 퇴화되어 형태학적 성의 구분이 불가능한 비활성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다음의 생식주기가 시작될 때 새로운 형태학적 성의 발달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 사용된 꼬막은 남해안 여수시 장수만에서 채집하였다. 조직학적인 분석 결과, 꼬막의 생식소는 1년을 주기로 비활성기 (12~2월), 초기활성기 (3~4월), 후기활성기 (5~6월), 산란 및 퇴화흡수기 (6~11월)의 연속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가운데 비활성기에는 생식세포들이 완전 흡수되어 성을 구분할 수 없었다. 성비분석에는 각장 (SL) 10.5~44.6mm 크기의 1,232개체가 사용되었다. 조직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의 성비 (암:수)는 1:1.04였다. 하지만, 각장을 2.0mm 간격으로 나누어 이들의 성비를 분석한 결과, 성비는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암컷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SL 10.5~32.0mm (n=772)에서 성비는 1:1.33으로 수컷의 비율이 높았으나, SL 32.1~44.6mm (n=460)에서 성비는 1:0.67로 암컷의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꼬막의 성장에 따른 성전환을 간접적으로 의미한다. 따라서 꼬막의 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개체의 연속적인 성의 변화 추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