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화성에 머문 8일 동안의 주요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화성능행도병(華城陵行圖屛)≫ 중 한 작품인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의 의례 속에 어떤 소리가 보이는지, 그리고 그 소리에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그림 속에 나타난 당시의 소리풍경을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화성능행도병≫의 바탕이 되는 『원행을묘정리의궤』를 통해 <봉수당진찬도>에 나타난 의례의 순서와 절차, 쓰인 정재와 음악, 창에 대해 분석하였다. 정조가 직접 하교 하여 시행된 정재로는 헌선도, 포구락, 무고, 아박, 향발, 학무가 추어졌으며, 반주곡으로는 여민락, 환환곡, 오운개서조곡, 천세만세곡, 유황곡이 연주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재와 함께 불린 창의 가사를 분석한 결과 송축, 나라의 풍요로움, 올바른 음악 추구, 어머니를 향한 자식의 효의 의미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정조는 이 의례를 통해 효를 강조함으로써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신원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그림에서는 상단에 많은 소리가 보였는데 정재를 추는 여령들 과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악공들의 모습이 두드러져보였다. 진찬연에서 종합적인 의식을 이끌며 진행하는 사회자 역할을 한 여집사와 정리사의 소리도 보이며 의빈척신에게 음식과 술이 부족한지 물어보며 나눠주는 여관들의 소리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봉수당진찬도>는 되도록 의례의 많은 소리를 화폭에 담아 재현함 으로써 정조의 정치적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려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그림에 나타난 의례의 소리풍경을 분석하여 소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정조 시대의 소리문화를 밝힌 데 있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oundscape of King Jeongjo era by analyzing what sounds are visible in the rituals of Bongsudangjinchando, one of the paintings of Hwaseongneunghaengdobyeong, which recorded major events during the 8 days that Jeongjo spent in Hwaseong with his mother Hyekyeonggung Hong in 1795, and what meanings are contained in the sounds. To this end, the order and procedure of the rituals shown in Bongsudangiinchando, the jeongjae (dance), the music, and the chang (song) used in it were analyzed through Wonhaengeulmyojeongriuigwe, which is the basis of Hwaseongneunghaengdobyeong. Heonseondo, pogurak, mugo, abak, hyangbal, and hakmu were performed as jeongjae that Jeongjo ordered directly, and yeominrak, hwanhwangok, oungaeseojogok, cheonsemansegok, and yuhwanggok were performed as accompaniment music. As the result of analyzing the lyrics of the chang sung together with jeongjae, it was confirmed that they contained meanings of blessing, the richness of the country, the pursuit of right kind of music, and the filial piety toward the mother. After all, through these rituals, Jeongjo emphasized filial piety to relieve the resentment of his father, the Crown Prince Sado, who died unjustly, and to strengthen his political position. In the picture, there were many sounds appearing at the top, and the appearances of the yeoryeong (dancers) dancing the jeongjae and the court musicians playing musical instruments stood out. The voices of the yeojipsa (mistresses of ceremonies) and the jeongrisa (director of ceremonies) who led the rituals of the jinchanyeon (60th birthday banquet) were also seen, along with the voices of the yeogwan (court ladies) asking people if they needed more food and alcohol. As such, it can be said that Bongsudangjinchando tried to faithfully reflect Jeongjo's political intentions by reproducing as many sounds of the rituals on canvas as possible.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o clarify the sound culture of the Jeongjo era, when sound was politically utilized, by analyzing the soundscape of the rituals shown in the pi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