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분야에서는 통합이라는 개념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관련 전공서적을 들추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누군가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새삼스러운 일이 될 지도 모르며,사실 통합이라는 개념은 하나로 뭉뚱그려진 개념이 아니라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의 ‘통합’, 장애 ‘통합’에서의 통합은 모두 ‘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통합’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아교육분야에서 사용하는 통합의 개념은, 통합을 적용하는 대상과 상황이 다른 경우에도, 공통적인 이론적 토대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아교육에서의 통합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경험중심적 교육과정입장에서는, 인간의 경험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된 안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학습자 내부의 통합을 이루기 위한 기초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조덕주, 1998: 187) 통합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며 배타적인 가치를 지닌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학습자 개개인의 경험과 의미세계의 성장을 중요시하고 각 교과의 내용을 의미 있는 개인적, 사회적 주제 혹은 문제의 맥락 속에서 재위치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양미경, 1997) 구성주의적 입장 역시 통합의 근거로 주장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유아 발달상의 특성이나 전인교육의 필요성을 고려해볼 때, 유아교육 분야에서는 통합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이론 역시 지배적이다. 즉 인간의 발달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유아일수록 통합적인 접근방법을 활용해야 하며, 인간발달의 생태학적인 접근과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전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접근방법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김규수, 1998). 유아교육분야에서 통합교육과정의 시도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초등교육의 경우, 1981년에 고시된 제4차 교육과정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통합교과논의를 시작했지만(김승호, 1999), 유아교육의 경우에는 1969년에 고시된 제1차 유치원교육과정에서부터 ‘국민학교와 같은 교과중심의 교육을 피하고, 종합적인 교육을 계획, 실천할 것을 강조(한국유아교육학회, 1995: 32)’한 바 있다. 또한 「유아교육사전(1996)」에서는 통합적 유아교육과정을 ‘유아를 전인적 인격체로 보고 발달 영역별 교과 영역별 흥미영역별로 통합하여 통합된 전체 경험 속에서 학습하도록 도와주는 교육과정’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 의미의 교과를 통합적으로 접근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NAEYC(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ducation of Young Children, 1991)의 주장과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통합(교과)’은 이상에 불과하며, 통합에 대한 주장은 ‘정서적 호소력이 논리적 분석을 능가하는 주장 중의 하나(이환기, 2000: 9)’라고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또한 통합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견을 찾아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