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출사하지 않고 인격 수양과 학문 탐구에 힘을 쏟으며 일평생을 보냈던 ‘獨善其身’형 인물에 대하여 그 삶의 지향과 가치관 및 처세관의 일단을 파악해 보고자 하는 시도로써, 조선 중기 광해조와 인조반정 등의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일평생 처사로써의 삶의 견지하였던 權是中이란 인물에 주목을 하여 살펴보았다. 권시중은 머물던 곳 근처에 작은 정자를 짓고는 퇴계의 「櫟遷」 시를 걸어놓고 櫟亭居士라고 자호함으로써, 퇴계에 대한 경앙의 심정과 사숙의 마음을 깃들였다. 그리고 아울러 세상에 특출난 재능과 능력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천성을 온전히 지키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늑정이라는 호를 통하여 드러내었다. 또한 ‘野舟子’라는 호를 통하여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나가는 처세의 가치이자 이정표로써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롭게 소요하는 삶, 외부의 잣대나 평가로부터 벗어난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권시중이 인생의 목표로 지향하였던 이러한 삶의 구호들이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그것이 단지 추상적인 논의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지침이자 실제적 원칙으로 적용되었다는 데 있다. 또한 권시중은 地方誌인 『宣城邑誌』, 지역의 科試 합격자를 기록한 책 인 『善谷蓮桂錄』등을 편찬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저술로 공헌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