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심성도설의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고 심성도설의 의미와 함 께 심성도설과 심성우언소설의 관련양상을 검토하면서 심성우언소설의 문화적 위상을 점검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도설은 매우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심성의 문제를 다룬 심성도설들은 성리학의 심성론이 심화발전하면서 매우 활발하게 나타났 다. 성리학에서는 ‘심성의 문제’를 가장 본질적인 인간 문제로 이해했으며, 인간 을 ‘심성적 존재’로 파악했다. 그리고 심성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무수한 심성 논의를 펼쳤다. 심성도설들은 이러한 심성론의 인간 이해에 바탕 을 두고 번쇄한 심성의 문제와 구조를 간명한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심성도설들 중에서 조식의 신명사도는 심성우언소설을 촉발하는 직접적인 계 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추상적인 관념들을 구체적인 형상의 이미지로 표현하 는 데 성공한 거의 유일한 도상이며, 번쇄한 심성논의를 한 장으로 응축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심성도설이다. 신명사도는 성곽이 둘러선 비장한 전쟁터로 마 음의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성곽 안쪽에서는 敬이, 바깥쪽에서는 義가 주로 활 동하며 誠이 중간에서 이 둘을 매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부적 으로는 性을 함양하고 외부적으로는 情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된다. 심성우언소설들은 이러한 심성론과 심성도설들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하였다. 그러므로 심성도설을 대표하는 신명사도와 심성우언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공통점을 보여준다. 마음이 살벌한 전쟁터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 경과 의의 실 천적 역할이 중시된다는 점, 인간의 정을 잘 처리하여 마음의 건강에 이르는 것 을 목표로 한다는 점, 불가시적인 마음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표현하는 물질화 된 상상력을 발휘하였다는 점이 그것이다. 또한 심성우언소설은 심성도설이 가 지고 있는 표현의 한계성을 극복하면서 심성담론의 지평을 새롭게 확대하였다. 심성도설이 지닌 공간적 표현의 한계를 시간적 변이에 따른 서사적인 표현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敬ㆍ義와 같은 심성적 기제 뿐만 아니라 술ㆍ담배와 같은 비심성적 기제를 활용하였다는 점, 교훈성과 실 천성에 한정하지 않고 새롭게 흥미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의인의 기법을 더 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심성론과 심성도설과 심성우언소설은 마음의 성인이 되는 방식을 통해 인간 구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 구원 방식은 「천로역정」류와 는 다른 구원 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비교연구가 필요하며, 세계문학사에서 ‘신 학적 담론’이 ‘도상학적 담론’을 거쳐 ‘서사우언 담론’으로 정착되는 일련의 과 정도 비교연구해 볼만 한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