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에 창설된 타이페이 비엔날레(TB)의 기획 메커니즘은 타이완 출신 큐레이터들의 공동 기획 체제(1996)로부터 일본 출신의 단일 큐레이터 체제(1998), 그리고 해외 큐레이터와 국내 큐레이터가 협업하는 이원 큐레이터 체제(2000-2010)를 거쳐서 다시 단일 큐레이터 체제(2012-2016)으로 회귀하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겪었다. 특히 최근 단계에서는 서구 출신의 큐레이터들이 주도권을 장악해 왔다. 본 논문에서는 타이페이 비엔날레의 창립 당시 목표와 후대의 전개 양상 사이의 괴리 현상을 분석한다. 연구자는 이 행사가 타이완의 복합적인 지역 담론과 쟁점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단순히 동시대 국제 비엔날레의 추세를 수용하는데 머 물러 왔으며, 그 배경에 타이페이 비엔날레의 기획 메커니즘 뒤에 작용하고 있는 ‘자기 식민 지화’의 경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