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미국의 개념미술가 솔 르윗의 벽 드로잉 작업에서 작가가 강조하고자 했 던 아이디어를 작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했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또한 르윗의 개인적인 관심사인 시노피아를 통해, 그리고 벽 드로잉의 시발점이 되었던 제록스 북 프 로젝트에서 르윗의 작업을 통해 르윗이 벽 드로잉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벽 드로잉은 르윗이 개념미술가로 전향한 이듬해부터 그가 작고하기 전까지 꾸준하 고 많은 변화를 보여준 작업형태였다. 그 중 벽 드로잉을 시작한 1968년에서부터 1978 년도까지의 벽 드로잉으로 한정한다. 1978년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New York)에서 그의 11년간의 작품 활동을 모아 전시한 대규모 회고전이 있었던 때이며, 이 회고전 이후 그는 이탈리아로의 이주한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이후의 벽 드 로잉은 이전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양식상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1967년 르윗은 「개념미술에 대한 문단들」과 1969년에 「개념미술에 대한 문장들」을 통해 자신이 하고 자하는 개념미술에 대해 발표하였고 벽 드로잉은 이 두 글이 발표된 중간 시점인 1968 년에 시작되었다. 따라서 1968년이라는 시기는 르윗의 개념미술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 니며, 개념미술가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에 제작된 벽 드로잉은 개념미술로의 전환기 를 살필 수 있는 핵심적 활동 결과물이다. 본 고에서는 개념미술가로 활동한 르윗의 초기의 벽 드로잉을 전제로 르윗이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강조한 점을 비 물질성, 이탈 리아 르네상스 미술개념이었던 디세뇨, 그리고 아이디어의 비합리적인 특성을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