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문화 교육이 지니는 근본적인 문제는 과거와 현재, 자국과 타국의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바라 보고 개별적 정보 위주의 접근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논문의 목표는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바람직한 문화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문학적 인 관점, 비교문화적인 관점, 통시적인 관점을 적용하여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안목을 확보 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상호 문화 역량과 문화 수용 능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문화 현상 간의 비교를 시도하였다. 본론에서는 두 단계로 나누어 논의를 진행하였다. 첫째, 한국 영웅 서사의 연원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모색함으로써 총괄적 논의를 위한 단서를 마련하였다. 전통 서사의 문화적 의미와 미학 적 원리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인류의 문화가 보편성의 차원에서 상호 소통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현대 디지털콘텐츠에 활용된 문화 요소들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생활과 예술 분야에 나타나는 문화적 정체성과 시대적 변용 양상을 고찰하였다. 성숙한 문화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문화 요소 전반을 관통할 수 있는 감식 능력과 소통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바람직한 문화 교육은 창의적인 미래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웹소설 <소녀, 홍길동>(2019)에 나타난 남장 서사를 중심으로 고전소설의 남장 서사 주체와 비교를 통해 우리 시대의 주체성에 대해 진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로맨스 웹소설 연구에서는 로맨 스 장르의 문제성이나 웹소설의 상업성과 통속성을 폭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글은 주체성의 측면에 서 바라보았을 때 시대정신과 관련해 변화된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 속 남장 서사를 고전소설의 것과 비교해본 결과, 남장이 로맨스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욕망을 은폐시킨 주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로맨스 웹소설의 낭만적 사랑은 기존 로맨스 소설의 문법을 일정 부분 따르면서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로맨스를 형상화한 것이다. 기존 로맨스에서는 완벽한 ‘나’를 찾으려는 욕망이 내재해 있고, 이것은 진정성의 주체를 생산한다. 그러나 <소녀, 홍길동>에는 이러한 시도들이 부재하며, 오로지 상대방의 욕망 안으로 주인공의 욕망이 한정되기에 사랑‘만’을 읊조리는 유아 적이고 자폐적인 주체, 즉 ‘포스트-진정성’의 주체가 생산되었다. ‘포스트-진정성’의 주체는 환상성에 기대 고 있고, 이 환상은 생존을 중시하는 사회와 속물주의에 근원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웹소설 장르가 환상성 이 아닌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주체 생산으로 가야할 것을 제안했다. 그것은 유목적 주체로, ‘타자 되기’를 통해 미래에 다가올 시대에 발맞춰 K-서사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리라 본다.
중국에서는 북한의 서술 시각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던 초기 단계를 벗어나, 1990년대의 개혁 개방 이후에 는 남한의 연구 성과를 폭넓게 반영해 왔다. 현재는 남북한 사이에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의 특색을 담아낼 수 있는 문학사 기술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금의 정편 한국문학사는 중국에서 가장 최근에 간행된 한국문학사로서, 한국학 연구의 동향과 문학사 교육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고전문학 분야의 기술 양상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세부적으로는 시가문학과 산문문학으로 나누어 하위 갈래들의 개념과 범주, 주요 작가와 작품 등을 통해 서술상의 특징 을 살펴보았다. 중국에서의 최근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비교문학적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긍정 적인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학 및 연구원생을 주요 독자로 상정하고 있는 만큼, 전문 학술서 로서의 깊이는 다소 부족하고 문학사의 실질과 어긋나는 부분도 발견된다.
본고는 이광수의 역사소설 <단종애사>가 당시 식민지 시대의 대중문화(유행가)와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밝혀보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이광수의 문학이 과도하게 계몽적임을 비판하면서, <단종애사> 역시 그 한계를 띤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볼만하다. 따라서 본고는 <단종애사>가 산출된 시기를 전후한 대중문화 중 유행가 <사의 찬미>, <황성의 적>, <낙화유수>를 살펴본 후 그것이 부재 에 대한 비애의 정조라는 통속적 감정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이광수는 대중들의 기대지평에 맞게끔 비애의 정조를 활용하여 통속적인 소설을 창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작가의식을 용해시켜 식민지 시기의 시대정신을 <단종애사>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다시 말해, 통속성 속에 보편성을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에 <단종애사>에 나타난 식민지 시대정신은 바로 비애가 어디에서 왔는지 질문할 수 있는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면모는 같은 시기에 나왔던 딱지본소설 <단종대왕실기>와 비교해 보았을 때 더욱 선명해진다. 따라서 <단종애사>는 단순히 계몽운동의 한 일환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식민지 시기의 시대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