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남명 사상의 특징은 이론이 아니라 實踐學이라고 한다. 이론 탐구 를 중시할 때, 남명의 학문추구 경향은 性과 天道 즉 형이상학에 치중하게 되고, 실천궁행을 중시할 때 그의 학문적 경향은 心과 實理, 즉 日用事物과 不可分, 不可離의 관계인 道와 下學上達의 공부에 치중하게 된다. 남명에게는 이론의 정합성보다는 수양 과정에서의 실효가 문제다. 그래서 문장에 대한 상세한 해 석에 구애받지 않고, 그 의미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것이 수양에 직접 영향을 미 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남명은 성리학 문헌을 주체적으로 취사선택했으며, 그 취사선택의 흔적이 학기유편에 기록된 여러 항목이다. 이와 같이 남명을 성리학자로 규정하든 혹은 양명학적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든, 남명이 실천궁행을 중시했다는 점에서는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남명이 퇴계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근거로 할 때, 당시의 학문 경향은 이론에 치중했다. 그래서 실천 궁행을 중시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매우 단편적이다. 남명이 실천궁행을 강조한 까닭은 工‘와 本體를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는 天道와 人道[誠]을 하나로 보는 공자, 맹자, 중용, 易傳 사상에 부합할 뿐 아니라, 정명도 사상과도 유사하다. 물론 학기유편의 900여 항목 가운데, 주자의 말이 가장 많기 때문에 주자 성리학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정명도 의 말 또한 약 100항목으로 적지 않다. 그렇다고 남명이 정명도의 一本 사상을 계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남명이 실천궁행을 중시했다는 점이다. 남명은 6개 圖를 통해 볼 때, 心과 性과 天이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心과 性과 天이 하나일 때, 실천궁행 즉 工‘가 本體임이 성립된다. 이것이 바로 남명 一 本論의 핵심이고, 실천궁행을 중시한 이론적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