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츠에게 비잔티움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폴로니아 성당의 모자이크 벽에서 만난 황금새는 금세공사가 만든 인공적인 예술작품이지만, 시간과 이미지를 초 월한 영원한 이상세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고 동시에 생성과 변화를 반복하는 현 실세계의 정화되지 않은 이미지들과 충돌하여 파괴하는 것으로 보았다. 예이츠는 비잔 티움으로의 항해 와 비잔티움 의 두 시를 통하여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와의 충돌을 넘 어 조화와 일치를 이루고자 무던히도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49세의 초로에 접어든 예이츠는 시인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1914년 여섯 번째 시집 『책임』을 발행한다. 그는 아일랜드 상원의원으로서 사회적 책임, 일생 동안 사랑했던 모드 곤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개인적인 책임, 아름다운 시를 쓰고자 한 시인으로서의 심미학적 책임을 이 시집에서 시를 통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 시집을 중심으로 전과 후의 시세계가 완전히 달라져서 예이츠 학자들은 이 시집을 매우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이 논문은 “존재의 합일”에 이르는 과정과 상징으로서의 나선계단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하여, 1933년에 발간한 시집 『나선계단과 기타 시편들』에 실린 시 「자아와 영혼의 대화」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자아로 대변되는 육체와, 영혼을 의인화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경쟁의 구도로 그리다가 결국은 나선계단을 통하여, 자신의 가이어 이론을 충실하게 재현시키고 끝내 “존재의 합일”에 이르도록 하는 시인 예이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이츠는 초기에 발라드라는 제목의 시를 세 편을 1889년에 시집 『십자로』에 실었다. 일반적으로 예이츠의 발라드는 아일랜드의 역사, 문화, 전승민속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춤(무희)를 수반하지만 즐거움, 기쁨보다는 오 하트 신부, 가난한 여인 몰 메기의 딸, 또 늙은 여우 사냥꾼의 죽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임종 순간에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해 주던, 피로에 지친 길리건 신부의 인간적인 면 등을 주제로 한 슬픈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