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퇴계의 한시에 나타난 대나무의 형상사유와 미의식을 연구한 것이다. 퇴계는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인 동시에 약 2000여수의 한시를 남긴 조선중기 사림의 대 문호였다. 이 시기 조선 사림들의 예술 경향 속에는 사군자로 지칭되는 절개와 지조의 상징물들이 독특하게 나타나 조선 사림의 예술을 선도하였다. 시․ 서 화를 통한 사군자의 예술지향은 성리정신과 조화를 이루며 한 시대를 풍미하 게 되었다. 이 중심에 퇴계의 대나무에 대한 한시가 있었다. 퇴계는 동아시아의 문학사에서 대나무를 형상화한 다양한 장르의 문예들을 접하고 이들을 바탕으로 대나무를 문학적으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퇴계는 대나무를 직접 가꾸기도 하고 완상하기도 하면서 대나무를 비유와 상징의 수법으로 형상화 했으며, 당시에 유행하던 대나무 그림위에 제화시를 남기기도 했다. 그의 대나무 한시에는 다양한 미의식이 함의되어 있다. 그가 주창한 대나무 이미저리는 주로 선비의 굳은 지조 와 곧은 절개를 상징한다. 퇴계의 대나무 한시에는 꿋꿋하고, 맑고, 깨끗하고, 강 인하고, 의젓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의 대나무를 소재로 형상화한 시 속에는 枯淡, 拙樸, 苦拙, 淸眞등의 楚楚한 풍격의 미의식이 함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