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고지의무 위반과 관련된 최근 판례를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연구대상 판례는 고지의무 위반 여부 외에도 통지의무 위반 여부, 서면동의 흠결로 인한 무효 여부, 보장개시일 이전의 진단확정으로 인한 무효 여부, 보험사고의 객관적 확정으로 인한 무효 여부 등 다양한 법적쟁점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의 진행경과는 다음과 같다. 즉 제1심 법원인 수원지방법원에서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고지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점을 들어 피보험자가 승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인 제2심에서는 1심과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고지사항을 직접 확인하지 아니한 것을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없다며 오히려 보험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에게 적극적으로 확인하여 고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바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라고 봄으로써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였다.
고지의무 위반의 중과실의 범위와 관련하여 하급심은 중대한 과실이란 고지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현저한 부주의로 인하여 그 사실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하거나 그 사실이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고 보고, 고지하여야 할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것은 중과실 여부와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중대한 과실이란 현저한 부주의로 중요한 사항의 존재를 몰랐거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하여 그 사실이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임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고 봄으로써 중과실 판단의 범위를 달리하고 있다.
생각건대 보험자 측의 탐지의무 내지 확인의무와 보험계약자 측의 탐지내지 확인의무는 별개의 것이고 보험자가 요구하는 고지사항은 보험계약자 측의 정보이므로 보험자는 고지의무 이행 기회를 충실히 제공하고 설명함으로써 족하고 이에 대해 중요사항의 존부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자 측에서 확인하여 고지하여야 하고, 특히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타인이 대신 고지하는 경우에는 고지사항에 대한 부실 고지 등의 위험은 보험계약자 측에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과실 여부를 판단할 경우 하급심은 고지하여야 할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것은 제외하고 있으나 이를 포함하여 중과실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