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중국의 정책·공약 표제에서 자주 활용되는 ‘수+个+X’ 형식의 내부 구성을 분석하고, ‘수+个+X’의 활용이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个+X’는 전형 적인 수량사 조합을 탈피한 형식으로 ‘수’는 정책·공약 세부내용에 나열된 항목의 총 개수를 나타내며, ‘X’는 (동사, 부사, 수사)조합, 형용사, 대명사, 접속사, 기타(사자성 어, 기호 등)의 형식으로 정책 항목에서 반복적으로 출현하거나 핵심 되는 단어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전혀 내용을 추측할 수 없는 단어나 기호도 출현하는데 이러한 모 순적인 구성이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진다.
본 연구는 한국사회의 ‘인정의 정치’의 일면을 교육감 선거의 공약 측면에서 관찰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2014년과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어떤 후보 자가 다문화 관련 공약을 제시했는지 검토했다. 후보자 130명의 공약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다문화 공약은 후보자의 정치적 진영이나 출마 지역의 특수성을 떠나, 높은 당선 경 쟁력을 갖춘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제시되어 온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 과는 선거 후보자와 유권자를 ‘정치 시장’의 ‘합리적’ 참여자로 간주하는 ‘행위자 중심적’ 시각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대신, 후보자의 공약 제시가 상당한 정도로 ‘적 절성의 논리’에 따라 이루어질 가능성을 강조하는 ‘제도주의’ 가설과 부합한다. 교육감 선 거에서 다문화 공약은 높은 제도적 ‘정당성’을 갖춘 ‘적절한’ 정책 의제로서 주요 후보자들 을 중심으로 제시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