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율리시즈의 귀향》은 《포페아의 대관식》의 그늘에 가려져 왔 다. 상대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작품으로 인식되었던 《율리시즈의 귀향》의 주제는 두 주인공 율리시즈와 페넬로페의 사랑의 승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당시 전 유럽에서 유행했고 《율리시즈의 귀향》의 대본가 바도아로가 속해 있던 익명학회도 애용했던 무의 관념에 의 거하여 이 오페라를 해석하면 전혀 다른 일면을 보게 된다. 《율리시즈의 귀향》에서 언급하 는 사랑은 두 주인공의 그것이 아니며 반대 축 인물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무로서의 사랑이 다. 또한 대본과 총보의 차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 대본가와 작곡가의 의견 차이의 원인 역 시 무의 관념을 통해 밝혀낼 수 있다. 《율리시즈의 귀향》에 대한 이러한 시각의 해석은 그 동안 《포페아의 대관식》에 비해 《율리시즈의 귀향》을 파악하기 쉬운 작품으로 받아들였 던 기존의 해석을 뒤집고 더 나아가 《포페아의 대관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단서 또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