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계단과 기타 시들』의 구조는 가이어를 형상화한 것이다. 시집의 서시는 나선계단의 초입 즉 작은 원, 시집의 결론부분인 『젊은 그리고 나이든 여인』은 나선 계단의 마지막 부분 즉 큰 원을 연상시킨다. 이 가이어는 예이츠의 철학과 역사관을 나타내는데 시집의 시작을 신생 아일랜드 자유국의 분열된 정치판을 그리고 시집의 끝을 고대 유럽 특히 그리스의 신화와 희곡으로 맺는다. 이렇게 아일랜드와 고대 그리스를 가 이어로 연결시킨 예이츠의 의도는 분명하다. 비록 지금은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분열되어 있지만 미래에는 아일랜드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다 포용적인 나라가 될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인류의 문화적 철학적 전통도 계승하게 될 거라는 시인 자신의 철학과 역사관을 표현한다.
이 논문은 “존재의 합일”에 이르는 과정과 상징으로서의 나선계단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하여, 1933년에 발간한 시집 『나선계단과 기타 시편들』에 실린 시 「자아와 영혼의 대화」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자아로 대변되는 육체와, 영혼을 의인화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경쟁의 구도로 그리다가 결국은 나선계단을 통하여, 자신의 가이어 이론을 충실하게 재현시키고 끝내 “존재의 합일”에 이르도록 하는 시인 예이츠의 모습을 볼 수 있다.